업무방해,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11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지난해 10월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심(58) 동양대 교수가 친동생에게 보낸 “내 목표는 강남에 건물을 사는 것”이라는 문자를 두고, 5일 열린 정 교수 세 번째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이날 정 교수 혐의 입증을 위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과거 트위터 내용을 공개했고, 정 교수 쪽은 사모펀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송인권)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3차 공판에서 검찰은 정 교수의 ‘강남 건물주’ 문자를 다시 공개하며 정 교수의 범행 동기를 강조했다. 검찰은 “부에 대한 욕심이 범행 동기가 되는 사례는 자주 있다”며 “피고인이 백지신탁 의무를 저버리고 차명 투자 등 범죄행위를 한 것은 강남 건물의 꿈을 꿨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 교수 쪽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서울 강북에 상가 건물 가진 사람이 강남 건물을 사보자는 것은 보통 사람의 통상적인 꿈”이라며 “서울에서 아파트 20평 분양받은 사람이 32평, 45평으로 이사 가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반박했다. ‘건물주’ 문자는 지난달 31일 정 교수의 2차 공판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이튿날 정 교수 쪽은 ‘논두렁 시계’ 사태에 빗대어 “검찰과 일부 언론이 정 교수를 도덕적으로 비난하고 망신 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증거인멸 등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의미하는 ‘브이아이피(VIP)’가 언급된 메시지 내용도 공개했다. 정 교수가 투자한 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관계자들이 조 전 장관의 청문회를 위해 사모펀드 의혹 관련 해명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 중에는 “어젯밤 웰스씨앤티 관련 자료를 만들어 최아무개 웰스씨앤티 대표에게 보냈어요. 오전 중으로 VIP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난리인가봐요. 정 교수님하고 방금 통화했습니다. 빨리 보내라고 닦달”이란 내용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를 가리켜 “정 교수는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를 임명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을 기망해 검증 권한을 침해했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검증과정은 엄격하고 철저하게 이뤄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용인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의 과거 트위터 내용도 공개했다. 검찰은 2015년 5월 조 전 장관이 올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아내가 숨긴 경선자금 1억2000만원을 이번에 알게 됐다. 훌륭한 부인을 뒀다고 부러워해야 하나? 이건 공금횡령 아닌가?' 라는 글을 제시하며 “조 전 장관이 처의 재산 신고와 관련해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어 정 교수가 증거인멸 등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 쪽은 “조 전 장관의 트위터가 왜 나오냐. 어떤 공소사실에 관한 것이냐”고 즉각 반발했다.
이날 정 교수 쪽은 가족펀드 직접투자 의혹 및 차명계좌를 통한 주식 거래 혐의 등을 반박하기 위해 조 전 장관의 5촌조카 조범동씨 등 관련자들의 조서를 제시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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