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이 지난해 12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3회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 합병·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 차장(사장)을 20일 소환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4부(부장 이복현)는 이날 오전 장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그룹 컨트롤 타워인 삼성 미래전략실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비율로 이뤄지도록 개입한 것으로 보고있다. 장 전 사장은 삼성 미전실 차장을 지내며 의혹의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검찰은 장 전 사장을 불러 이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 전 사장은 검찰의 거듭되는 출석 요구에 잠적하는 등 응하지 않다가 이날 소환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장 전 사장에 소환장을 전달하려 했으나, 그의 가족과 변호인으로부터 “장 전 사장 행방을 모른다”는 취지의 답을 들었다. 검찰은 지난 17일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법정에 출석한 장 전 사장에게 직접 소환장을 전달했다.
검찰은 삼성이 합병 전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실체가 없는 바이오 사업을 높이 평가했고,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콜옵션은 숨겼다는 회계사들의 진술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그룹이 삼성물산 가치를 축소하기 위해 현금성 자산을 평가에서 제외했고, 호재성 공시도 늦춰 발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합병이 있었던 2015년 5월 2조원 규모의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하고도, 이 사실을 합병 직후에야 알렸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수사 과정에서 삼성물산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과정들을 계획한 문건(
[단독]‘삼성물산 합병 전 주가조작’ 미래전략실 문건 나왔다)과 이메일 등을 다수 확보한 바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