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리 응 마이크로소프트(MS)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스타벅스, 월마트, 베엠베 등 글로벌 거대기업들의 공통점은?
자체 발전 또는 구매를 통해 사용전력을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국제캠페인 ‘RE 100’(Renewable Energy 100)에 참여한 기업이란 점이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은 옥상 태양광 발전 등을 활용해 아예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도록 설계한 사옥들을 짓고 있거나 운용 중이다. 기업 본연의 목적인 이윤창출에는 배치될 수 있는 이런 ‘원가 증액 활동’에 나선 이유는 뭘까.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지속가능 기업혁신 포럼’(SBIF)에서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다. 환경부와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 유엔개발계획(UNDP)이 함께 주최하는 행사엔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허명수(지에스건설 부회장)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국내·외 기업 최고경영자 등 2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속가능한 미래구현 노력’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서는 쉐리 응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태평양 부사장과 사전 전자우편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9년에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75%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대내외에 공개한 데 이어, 2012년엔 탄소배출에 따라 금전적 책임을 지도록 사내 부서별 탄소세 부과 제도를 도입한 ‘기후변화 대응 선진기업’ 중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환경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활동들을 펼치는 이유는 뭘까? 이 질문에 쉐리 응 부사장은 “2009년부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는데, 세계 환경(기후)변화의 규모와 속도로 인해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답했다. 환경 지속가능한 경영에 나선 지 10년 만에 “기후변화는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고, 이에 대처할 시간이 매우 제한돼 있다는 점도 과학적으로 분명해졌다”는 설명이다.
기후변화 대응은 앞으로 더 속도를 낼 예정이다. 쉐리 응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보다 지속가능하고, 공정하며 번영하는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탄소 △에너지 △물 △폐기물 등 4가지 주요 영역별로 대응해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올해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60% 수준까지 올릴 계획이고, 부서별로 부과되는 탄소세도 톤당 15달러(약 1만7천원)로 두배 증액한 상태다. 친환경 소재로 지속가능한 설비(장비)를 구축하도록 했으며, 물·농업·생물 다양성 등 기후변화에 위협을 받는 사안들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지구환경 AI 프로젝트’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란다.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뒷받침하는 ‘지구환경 AI 프로젝트’는 2017년 시작된 이래 5천만 달러가 투입돼 300명 이상이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쉐리 응 부사장은 “우리는 우리의 환경 성과가 우리가 달성한 목표에만 달려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의 성과는 다른 이들이 무언가를 이루도록 힘을 싣고,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는데 달려있다”며 “우리는 다른 사람과 모든 곳이 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적절한 기술을 제공하도록 힘을 싣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여러 노력의 목표가 사회 전체의 변화에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과연 우리 사회는 변할 수 있을까? 그의 생각은 이렇다. “소상공인, 기업, 기업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지속가능성을 통해 환경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 가능성을 통해 대기, 물, 땅 등 우리 행성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순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수석연구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