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던 학생이 보호장비 없이 이른바 ‘로켓캔디’로 불리는 로켓 추진체를 만들다가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오후 3시30분께 ㄱ고등학교 과학 동아리 학생 23명과 교사 1명은 이 학교 영어전용 교실에서 로켓모형과 추진체를 만들고 있었다. 이들은 30일 동아리 발표대회에 로켓모형을 만들어 전시할 계획이었다. 동아리 학생 가운데 20명은 로켓 본체를 만들고 있었고 3명은 질산칼륨을 다른 재료 등과 섞어 끓이면서 로켓캔디를 제작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 1명이 비커에 담긴 혼합물의 온도를 재다가 얼굴과 팔, 손에 질산칼륨과 설탕 혼합물이 튀었고, 손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또 혼합물이 가열 플레이트에 튀어 타면서 연기가 발생했고, 화재 경보가 울리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다친 학생을 병원에 옮겼다.
문제는 학생들이 폭발성 물질인 로켓캔디를 과학실이 아닌 영어전용 교실에서, 그것도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학교에는 보안안경 105개와 실험복 39개가 있다. ㄱ고등학교 관계자는 “동아리 학생들이 예전에도 2~3차례 로켓캔디를 만들어 본 적이 있어서 담당 교사가 허락을 해줬다. 미리 실험하겠다고 말했다면 보호장비를 착용하게 했을 텐데 예정에 없던 실험이라 대비를 못 한 것 같다“며 “29일 전체 교직원에게 예정에 없는 과학 실험을 하게 되더라도 학생들에게 무조건 보호장비를 착용시키라고 다시 공지했다”고 말했다.
로켓캔디 제작 당시 과학실은 다른 동아리가 사용하고 있어 자리가 없었고, 동아리 담당 교사는 어학 교사여서 과학 실험 때 보호장비 착용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30일 ㄱ고등학교에 장학사를 보내 사고 경위 등을 파악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이후 각 학교에 실험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주의 사항을 담은 공문을 각 학교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가, 곧 계획을 취소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애초 전체 학교 대상으로 주의를 담은 공문을 보내려 했는데, 이번 사고에 대해 알아보니 예비 실험 때는 지켜서 하다가 진짜 실험 때만 장비를 안 갖추는 등을 봤을 때 (일반적이지 않고) 특수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며 “당장 공문을 보내면 공문 자주 보낸다고 항의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사고 사례가 더 많아지면, 10월에 보낼 과학교육 추진실태 조사 관련 공문에 내용을 사례로 넣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켓캔디는 2014년 12월 재미동포 신은미씨 등이 전북 익산의 한 성당에서 북한 관련 토크콘서트를 하던 중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이아무개씨가 터트려 주목받은 적이 있다. 이 사고로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혜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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