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상부 물 색깔이 연두색으로 변하는 등 녹조가 발생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녹조 발생을 대비한 녹조제거선도 투입됐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낙동강 수질 개선과 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1조1천여억원을 들여 만든 영주댐이 준공된 지 3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 담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10월 준공된 영주댐은 1년 동안 총저수율의 16%만 채웠다(아래 사진? 댐 바닥에서 위쪽으로 붉은 경계까지 물이 채워졌었다). 그 뒤 2018년 수문을 완전히 개방할 때까지 내내 녹조가 발생했다. 올해도 벌써부터 댐 상부에서는 물 색깔이 연두색으로 변하는 등 녹조가 발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댐 수문 앞에서는 하수처리장에서 볼 수 있는 폭기장치(용수에 공기를 공급하는 장치)가 맹렬히 돌아가고 있었다.
차수벽에 균열이 발생했고 코킹(콘크리트 균열이 일어난 자리에 틈을 메우는 작업) 처리가 이뤄졌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영주댐 녹조에 대한 시민단체와 언론의 지적이 계속되자 ‘영주댐 수질관리 종합대책’을 만들었다. 축산관리, 유역 오염원 저감 등 총 1099억원을 투입해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낙동강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내성천 상·하류 생태계까지 망가뜨려가며 건설된 영주댐은 심각한 녹조 발생의 주범이 됐고 망가진 내성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다시 막대한 세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녹조가 발생할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영주댐이 담수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환경문제뿐만이 아니라 댐의 구조적 안전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황선종 내성천보존회 사무국장은 “영주댐에 파이핑(용출) 현상이 나타나면서 댐 전체에 균열, 뒤틀림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영주댐에 안전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담수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상부의 이동 통로에 수십개의 균열이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영주댐의 차수벽(물막이벽)에는 맨눈으로 보기에도 수십곳에서 균열 현상이 관찰됐다. 균열이 일어난 곳에는 코킹(콘크리트 균열이 일어난 자리에 틈을 메우는 작업) 처리가 이뤄졌다.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댐 상부의 이동 통로에는 세로로 길게 틈이 생겼다. 마치 지진이 일어나 땅이 갈라진 것처럼 보였다. 도로 좌우로도 수십개의 균열이 발생했다.
환경부와 시설점검단, 현지 기자들이 지난 17일 댐 지하의 내부 통로를 점검했는데 점검단은 콘크리트가 굳으면서 생긴 미세균열로 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쪽은 평은리 다리의 이설 문제와 녹조 발생 등에 따른 수질 대책을 위해 자연 하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시험 담수 후 댐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정성 문제든 환경문제든 구조적 문제든, 지은 지 3년이 지나도록 물 한방울도 담지 못하는 댐은 과연 왜 만들어졌을까? 영주/사진·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