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 삼성바이오 김태한 사장 구속영장…‘JY’ 소환도 가시권

등록 2019-05-22 11:29수정 2019-05-23 15:29

증거인멸 교사 혐의…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등도
‘바이오젠 대응방안’ ‘부회장 통화결과’ 폴더 삭제 확인
이재용 부회장 보고 정황, 정현호 사장 소환 임박한 듯
검찰 수사를 앞두고 부하직원들에게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김태한 사장과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TF) 소속 고위 임원들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또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가 지난해 검찰 수사를 앞두고 ‘부회장 통화 결과’ ‘부회장 보고’ 등 파일을 컴퓨터에서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에 걸친 삼성바이오의 덩치 부풀리기가 이 부회장 쪽과의 조율이나 지시 속에서 진행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22일 김 사장과 그룹 컨트롤타워 구실을 하는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김아무개 부사장, 삼성전자 박아무개 부사장에게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 등은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사건으로 현재까지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들 가운데 가장 고위직이다.

앞서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공장 바닥에 은닉한 노트북 수십대와 공용서버 등을 찾아내는 등 회사 쪽의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확인하고, 삼성에피스 양철보 상무와 이아무개 대리를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같은 혐의로 8일 오후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소속 백아무개 상무와 보안선진화티에프 소속 서아무개 상무도 구속돼 기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7일 구속기소된 양철보 상무 공소장에는 지난해 7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삼성바이오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검토하자 재경팀 직원들에게 회사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 2100여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가 적시됐는데, 이 가운데는 ‘부회장 통화 결과’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 방안(부회장 보고)’ 제목의 폴더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재경팀 직원들은 이 폴더를 비롯해 공용폴더 안에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계획 공표 방안’ ‘상장 연기에 따른 대응 방안’ ‘상장 및 지분구조 관련’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상장 현황’ 등 1GB 분량의 파일을 삭제했다고 한다. 검찰은 디지털포렌식 작업으로 삭제된 파일 대부분을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회장 통화 결과’ 폴더를 삭제한 것과 관련해 수사팀 관계자는 “삼성 내부에서 ‘부회장’으로 불리는 사람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말고 누가 있냐”고 말했다. 분식회계 등이 이 부회장 쪽과의 직접적인 조율이나 지시 속에 이뤄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삭제했다는 폴더에는 분식회계 관련 내용이 아닌 회사 설립 과정 등 일반적인 업무보고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삭제 이유는 “(막연하게) 우려스러우니까 삭제한 것일 뿐이다. 분식회계나 경영권 승계 관련 증거가 있어서 삭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사실이 속속 드러나자, 지시자(삼성바이오 임원)와 실행자(실무자)가 사실관계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며 충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실무자급인) 피조사자들은 (증거인멸이) 사업지원티에프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대부분 인정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21일까지 사흘 연속 검찰 조사를 받은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은 증거인멸 지시 등을 모두 부인했고, 그 결과 구속영장 청구로 이어졌다.

실무자급 피조사자들이 회사 차원에서 선임한 김앤장 소속 변호사의 변호를 거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자신들 대신 회사 쪽 변호에 치중할 것을 우려해서다.

검찰은 증거은폐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한 뒤, 복구한 증거 등을 바탕으로 이 사건의 핵심인 회계사기 혐의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사장 소환 조사 방침도 굳혔다. ‘이재용-정현호’ 관계는 과거 ‘이건희-이학수’ 관계에 빗대어진다. 이 때문에 이재용 체제 2인자 소환 조사는 이 부회장 소환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임재우 송경화 기자 abbad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영상] 윤 ‘부적절 골프 의혹’ 골프장 직원 신상, 경찰 ‘영장 없이 사찰’ 논란 1.

[영상] 윤 ‘부적절 골프 의혹’ 골프장 직원 신상, 경찰 ‘영장 없이 사찰’ 논란

‘윤 퇴진 집회’에 경찰 이례적 ‘완전진압복’…“과잉진압 준비” 비판 2.

‘윤 퇴진 집회’에 경찰 이례적 ‘완전진압복’…“과잉진압 준비” 비판

이재명 선고 나오자 지지자 기절하기도…구급대도 출동 3.

이재명 선고 나오자 지지자 기절하기도…구급대도 출동

찬성 272명 vs 반대 이준석…‘딥페이크 위장수사 확대’ 국회 표결 4.

찬성 272명 vs 반대 이준석…‘딥페이크 위장수사 확대’ 국회 표결

이재명 ‘선거법 위반’ 1심 징역 1년에 집유 2년...의원직 상실형 5.

이재명 ‘선거법 위반’ 1심 징역 1년에 집유 2년...의원직 상실형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