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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그룹 수뇌부 향하는 ‘삼바 수사’…삼성 컨트롤타워 압수수색

등록 2019-05-16 18:55수정 2019-05-16 21:24

삼성전자 수원본사·강남 사옥 등
이재용 측근 정현호 사무실 포함
검찰, 증거인멸 지시 규명 정조준

삼바 ‘에피스 지분매입’ 의혹 관련
참여연대, 미 바이오젠에 2차질의서
<연합뉴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회계사기를 수사하는 검찰이 16일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TF)를 압수수색했다. 사업지원티에프는 2017년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에서 그룹 컨트롤타워 구실을 해왔다. 검찰 수사가 ‘그룹 윗선’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가파르게 윗선 향하는 수사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날 오전부터 경기 수원 삼성전자 본사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사무실,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 본사 사무실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장소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사장과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 사무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증거인멸 지시 여부 등을 밝히기 위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증거인멸과 이 사건 핵심인 회계사기 관련자들이 겹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는 옛 미래전략실의 ‘축소판’으로 그룹 컨트롤타워 구실을 한다. 삼성바이오 등에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한 혐의로 구속된 사업지원티에프 백아무개 상무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윗선의 지시’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백 상무 등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윗선이 정현호 사장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에 대한 수사는, 결국 이 부회장으로 가기 위한 발판 다지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2017~18년 국정농단 사건 수사 때부터 삼성바이오 회계사기는 삼성바이오 모회사인 옛 제일모직 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연결돼 있다고 의심해왔다. 그룹 차원의 지시로 조직적인 증거은폐가 이뤄진 것도 경영권 승계 관련성을 숨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 삼성 합작사 바이오젠도 입 열까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참여연대는 이날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 합작사인 미국 업체 바이오젠에 2차 질의서를 보냈다. 질의서에는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 사이에 합작투자계약서(JVA) 외에 별도의 ‘추가적 합의’가 존재하는지” “바이오젠이 가진 삼성에피스 지분을 삼성 쪽에 재매각하려 했는지”를 묻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5월 참여연대는 바이오젠에 삼성에피스 지분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는 ‘콜옵션’ 행사 여부를 묻는 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참여연대는 바이오젠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 지분을 되팔려는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와 별도로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이 지분의 절반(50%-1주)을 가져가는 콜옵션을 행사하더라도 다시 지분을 되사는 방법으로 자회사인 삼성에피스의 지배력을 유지하려 한 사실(<한겨레> 5월16일치 3면)이 드러났다. 사업지원티에프 안에 지분매입티에프가 꾸려지기도 했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는 금융당국 조사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삼성에피스 지배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커져 자연스레 회계처리 기준을 바꾼 것”이라며 회계사기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지배력을 잃지 않기 위한 조처를 준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임재우 최현준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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