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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0대 ‘젠더 이슈’ 두 평가 “남성들 부정적”…“남녀평등 더 힘 실어야”

등록 2019-05-07 04:59수정 2019-05-07 11:50

[심층좌담] ‘문재인 정부 2년’ 수도권 20대 민심 들어보니
“워라밸 개선됐지만…청년 고용 해결책 안 보인다”
“소통하는 대통령 호감” “정책은 이상적인데 체감 못해”
“남녀평등 더 힘 실어줘야” “젠더 문제엔 남성들 부정적”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오는 10일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정확하게 2년이 된다. 문 대통령은 젊은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2년이 지난 지금, 20대는 여전히 문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고 있을까. <한겨레>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에이치(H)타워에서 20대 7명을 모아 표적집단심층좌담(FGD)을 했다. 사회는 이동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사업부 과장이 맡았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20대 7명은 지난 대선 때 모두 문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2년이 지난 오늘, 4명은 여전한 지지층이고 3명은 지지를 철회했다.

이들은 상식 수준을 벗어난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실망하고 반발해 문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문 대통령 집권 이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개선되고, 정부와 소통이 잘되고 있으며, 부동산 대책과 산불 등 재난 대처를 잘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피부에 와닿지 않고, 20대 고용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었으며, 경제 상황도 크게 나아진 게 없다는 실망감을 내비쳤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한 문 대통령의 당선으로 젠더 이슈 또한 20대의 삶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답했다. 젠더 이슈 때문에 주변에 등을 돌린 20대 남성이 많다면서도, 육아휴직이나 남녀평등고용 정책에 대한 지지는 여전했다. 정당 평가에선 자유한국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했다. 내년 총선에 투표하고자 하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 자유한국당을 꼽은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 어떤 점이 달라질 거라고 기대했나?

박선영 북한과의 평화를 바라는 사람까진 아니지만 전쟁은 안 일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전 정부 때 불안감이 컸기 때문에, 보다 안심이 되는 나라에서 살았으면 했다. 또 자유한국당이 고소득자를 잘살게 만들어준다는 인식이 강하다면, 문재인 정부는 서민이나 청년이 힘을 낼 정책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오진우 대선 당시 (근무 환경이) 열악한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처음 공약을 보고 지금보다는 근무 환경이 나아지겠지, 소득도 늘겠지 생각했다.

유진현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당시, 저도 같은 배는 아니지만 배를 타고 있었다. 티브이를 통해 상황을 보면서 ‘여기서 사고가 나면 내가 살아서 집에 갈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더라. 그 뒤 정부의 대처를 보면서, 이런 위기 상황이 왔을 때 상식적인 선에서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했다.

이장우 난 원래 보수였는데 소통을 정말 안 하는 이전 정부의 모습에 하도 화가 나서 문재인을 뽑았다.

장지운 경제적인 부분을 많이 기대했다.

전수찬 대선 때 군 복무 중이었는데, 사회적으로 뭔가 문제가 많다는 생각을 했다. 적폐랄지. 전반적으로 사회가 밝은 쪽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투표했다.

정민지 전 정권이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줬고 그에 반발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뽑힌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구체적인 공약들보다는 깨끗한 정부, 비리가 없고 적폐를 없애주는 정부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래서 그때 가졌던 기대는 충족됐나?

일단 북-미 관계는 이전보다 나아진 것을 느끼고 있다. 역사적인 순간도 경험했고. 최저임금이나 이런 건 올라가면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지금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일하다 보니 가맹점주들을 많이 본다. 평생 재산을 다 바쳐서 창업하셨는데 정말 힘들어하신다.

근무 환경은 체감상 좋아졌지만 내가 받는 소득이랄지 삶의 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결국에는 어쨌든 더 좋은 회사를 가지 않는 이상 크게 달라지지 않겠구나 생각했다.

유 그래도 상식선에서 잘 대처를 하고 있고, 산불 문제 같은 경우에는 잘 대처를 했다고 생각한다.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서 호감이 갔다. 다 받아들여질 순 없겠지만 노력해주는 모습은 보기 좋아서 긍정적으로 변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시급 자체가 올라가긴 올라갔다. 그런데 사실 뚜렷한 차이는 없다. 직접 변화를 많이 못 느껴서 기대에 못 미친다고 본다.

아직 과도기 같아서 눈에 띄는 변화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조금 더 기다려봐야 그런 효과들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상적으로 큼직큼직한 정책은 나오는 것 같은데 그 효과는 아직 체감하지 못했다.

여러 수사를 통해서 (비리 문제 등이) 조금씩 해결되고 있고 나아지고 있다고 본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아쉬운 점이 있는 건가?

한국인의 정서상 소비가 쉽게 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소득주도성장을 해버리면 우리나라에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이 올 수도 있다. 최근 들어 대기업이 중국 기업에 잠식되고 일부 기업은 부도 직전에 몰리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대통령이 민생에는 무능하다는 생각을 했다.

주변 또래들의 말을 들어보니,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서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부정적으로 많이 바뀌었더라.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주변 많은 사람이 (문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더라. 저희 부모님이나 20대 또래끼리 이야기를 해보면, 지금 경제 상황은 매우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느껴진다. 예컨대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도 성공한 나라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에 받아들이기에는 자영업자 비율도 높다. 차근차근히 하면 좋지 않았을까.

청년이고 20대이다 보니 고용 문제에 관심이 많다. 청년층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다는 것은 몇 년째 이야기가 되는 문제다. 그런데 아직도 해결책은 안 나왔다. 정책 면에서 우리가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직장인에게 워라밸을 준 것은 잘한 것 같다. 최근에 워라밸로 인한 혜택을 몸소 느끼고 있기도 하다. 기업문화를 바꾼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청년들에게 수당을 지원해주는 정책은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유 중소기업 취업자들에게 주는 혜택이나 정책은 좋은 것 같다.

남자들도 육아휴직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인 요소다. 그게 지켜지냐 안 지켜지냐는 회사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주 52시간 근무제의 방향 설정은 잘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과도기이다 보니 완벽하게 안 이뤄지는 측면은 있는 것 같지만, 방향 자체는 긍정적인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달 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초청 간담회에서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가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달 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초청 간담회에서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가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년정책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다들 이번 정부의 청년정책이 잘 만들어졌다고 보는 건가?

청년에 관련된 정책만큼은 잘 나온 것이라고 본다. 최근에 대졸자들에게 일정 기간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는 제도도 있는데 이런 것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액수나 사용처 등이 한정되어 있기도 하고.

주변에 청년수당을 받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돈으로 국외여행을 가더라. 증빙이 필요하지 않냐고 했더니 어떻게 해서 내면 다 된다고 했다. 세금으로 주어지는 돈이 놀러 가는 데 쓰이는 걸 보면서 악용될 소지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원금 등이) 투명하게 필요한 이들에게 가는 게 아니라, 특정 기간에 속한 사람이라면 사용처가 불분명해도 지원을 받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또 이런 수당 외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그렇다. 주변에 비정규직이었다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친구가 있는데 말만 정규직이지 차별은 여전하다더라.

최근 문 대통령의 페미니즘 정책이나 젠더 이슈에 대한 대응이 20대 남성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담은 여러 언론 보도가 나왔다. 실제로 젠더 정책이 20대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을지 좌담회에 나온 청년들에게 물어봤다. 7명 가운데 3명은 미쳤다고, 4명은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에 젠더 문제가 영향을 미쳤나?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제 또래 친구들은 제일 많이 나오는 얘기가 아무래도 젠더 문제다. 지금 대통령이나 여당 모두 ‘페미니스트’ 성향이 강한 것 같다. 최근 나오고 있는 판결도 그렇고 점점 남성이 오히려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성을 이해하려는 건지 성 자체를 구분 지으려는 건지 모호하다. 아울러 경찰 인력 증원도 여성 비율을 강제적으로 늘린 것으로 안다. 정말 필요성이 짙어서 늘린 건지, 아니면 불필요한데 여성과의 평등을 가장해서 늘린 건지 의심이 든다. 한마디로 꼭 필요해서 여성 인력을 증원하는 게 아니라 비율을 맞추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

유 그래도 어차피 추구하는 방향은 남녀평등이다. 지금까지 항상 평등을 외쳐왔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은 게 현실이고. 그래서 좀 더 강한 우대 정책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젠더 문제 때문에 20대 남자들이 많이 부정적으로 된 것 같다. 나에게도 나쁜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 객관적으로 여성들이 취직하거나 사회생활 할 때 불리한 건 있다. 다만 그런 문제는 기업문화를 바꾸거나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서 해결해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단순히 복지정책 식으로 가다 보니 아귀가 안 맞는 것 같다.

긍정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일단 표면적으로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하는 것도 그렇고, 강력한 남성주의적 단체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세워주는 게 좋았다. 여경 증원 이야기도 나왔는데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쳤다. 또 여경을 늘리는 것은 남녀평등 문제도 있지만 성범죄가 느는 추세이고 피해자가 여경을 원하는 추세가 늘어난 것도 있다. 다만 그런 단편적인 정책은 잘하고 있지만 그 정책들이 구체적인 결과로 실현되고 있진 않다고 본다.

(여성 안전과 관련된) 여러 제도들이 정말 안심을 하라고 만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안전이) 보장되는지 의구심이 든다. 여성 안심 귀갓길 같은 정책이 있어 이용한 적도 있는데, 사실 집에 데려다주시는 분들이 불안하게 느껴지는 분들이다. 나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는 분이 아니라 무분별하게 봉사자를 배치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제도 자체를 만든 것은 굉장히 좋게 평가하지만.

조금이라도 어렸을 때는 여성이 직장에서 서기가, 육아휴직을 하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인가, 이런 걸 잘 몰랐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을 하고, 육아휴직을 갔다가 돌아오기 힘들어하는 경우를 보면서 여성에게 파워를 많이 주는 방향은 좋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주변에서 (여성 정책 때문에) 등 돌리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 해봤다.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청소년과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이 지난 2월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집회를 열어 ‘스쿨미투’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청소년과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이 지난 2월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집회를 열어 ‘스쿨미투’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대북정책은? 잘한다가 5명이고 못한다가 2명이다.

전 통일을 원하는 사람인데, 대북문제에서는 많이 소통하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남북관계가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휴전국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전 정권에서는 도발도 수시로 있었고 일촉즉발의 상황도 있었다. 반면 이번 정권에서는 평화적인 상태로 가고 있다. 물론 북한이 태도를 바꾼 영향도 있겠지만 (북한과) 접촉도 많이 하고 미국과 회담도 몇 번씩 하고.

저는 대북정책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줄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열어줬는데 북한은 아직도 카드를 다 보여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를 다 들어줬지만 북한은 다시 군사훈련을 시작하는 모습에서 ‘역시 북한은 변하지 않는구나’ 생각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계속 손을 내미는 게 바보 같은 행동 같고, 언젠가 우리나라가 크게 뒤통수를 맞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다.

요즘 미국과 협상이 잘 안되지 않았나. 오히려 문 대통령이 지나치게 개입해서 중재자를 하려고 하는 것 같다. 놔두면 북-미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을 텐데 굳이 거기에 왜 끼어서 샌드백이 되려고 하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저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출 규제를 강하게 해서, 무분별한 대출을 막았으니까 부동산 가격은 점차 하락할 것이다. 다만 나중에 정권 바뀌면 부동산 정책은 또 달라질 거라며 그때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현 정부가 부동산 관련 세율을 높여서 강력하게 나가야 한다.

대출에 규제가 많이 걸렸다고들 하지만, 그건 사람들의 욕심이 반영된 여론인 것 같다. 저는 대출액 한도나 이런 부분에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는 김에, 지난 2년 동안 정부와 갈등하거나 화합하며 국정운영에 참여해온 원내 정당들에 대한 이미지도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하면 뭐가 떠오르나?

특정 정당은 자기 목소리만 내려고 하는데 민주당은 대화를 통해 풀어보고자 하는 모습이 보인다.

평화로운 초원이 떠오른다. 큰 변화를 주는 것보다는 느리게 가는 측면이 있다.

겨 묻은 개. 그나마 조금 정상적이려고 노력해서.

자유한국당의 이미지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

꾀병. 단식투쟁을 해도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주로 언론에 노출된다. 정말 고통스럽다거나 서민에게 이입한다기보다는 꾀병을 부리는 것 같다.

마음에 안 들면 드러눕고 아기가 보채듯이 밀고 나가려고 해 ‘쌈닭’이 떠오른다.

독불장군, 주장도 강경하고 항상 행동으로 뜻을 드러낸다. 소통한다기보다는 밀어붙이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밖에도 정의당은 “독보적인 목소리를 내는 정당” “지금 가장 필요한 정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바른미래당은 “이도 저도 아닌 것 같다” “스스로 선택권을 쥐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별 영향력은 없는 정당”, 민주평화당은 “잘 모르는 당” “호남이 떠오른다”와 같은 평가를 들었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 때 어느 당에 투표하실 것 같은가?

저는 정의당.

정의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이 아닐까.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만 피하고 공약을 보고.

더불어민주당.

저는 자유한국당은 일단 아닌 것 같고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유 1년 남긴 했는데, 지금 상황에서 보면 기권 찍을 것 같다. 결국엔 다 못 믿겠다.

좌담회가 막바지에 이를 즈음, 문 대통령 당선 뒤 2년이 흐른 현재 이들 청년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정말 나아졌는지 물었다. 다른 정권이나 다른 대통령과 함께 20대를 보낸 3040, 5060 세대에 견줘 오늘날 20대의 삶은 불행할까 행복할까. 7명 가운데 5명이 불행하다고 답했다.

스스로 3040이나 5060 등 다른 세대에 비해 불운하다고 생각하나?

경쟁 과열 시대이다 보니 주어진 틀 안에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부모님 세대 때는 은행에 돈만 넣어놔도 부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하던데 지금은 ‘내가 나의 생 안에서 스스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이것저것 알아보며 아등바등한다.

현재 20대는 격앙된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 변화가 지나치게 빨라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고, 그런 와중에 생존해야 하는 고통은 더욱 심해진다.

과한 경쟁 시대에 살고 있지 않나.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고군분투하다 보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게 많다.

요즘엔 3포, 5포에 이어서 7포까지 나왔다. 삶의 기본적인 것부터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 많이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

‘모두가 누릴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난 대기업에 다니다 큰맘 먹고 중소기업으로 이직한 사람이다. 그런데 주 52시간 정책도 그렇고 대기업에서는 말이 나오기 무섭게 지켜지는데 중소기업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운 제도들이 있더라.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과 보기 어려운 사람은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에 모두가 마땅히 누려야 할 걸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차기 정권을 위한 준비를 해달라. 반대 정당이 정권을 차지해 교체되면 우리 20대는 또 한 번의 바뀐 정책을 체감해야 한다. 지금 현 정부가 저희가 원하는 길을 가고 있지만, 계속 떨어지는 지지율 때문에 정권이 바뀌고 또 정책이 바뀐다면 그 피해를 우리가 입어야 한다. 그러고 싶지 않다. 그러니 차기 정권을 위한 준비를 해달라.

변화를 시도하고 싶은데 가로막힌 게 있고, 그래서 꼬인 실을 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확신을 가지고 나아갔으면 한다.

유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달라. 여야가 물어뜯는 쌈박질이 계속되고 있는데 협치라는 타이틀을 내건 만큼, 국회에 계류된 좋은 법안이나 정책이 잘 실현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우후죽순 정책보다는 하나를 한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대부분의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정책을 시행할 때 영향을 받게 될 쌍방을 모두 고려해달라. 예컨대 노인을 위한 정책이 나오면 청년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런 것까지 고려한다면 다들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박근혜 정부 이후에 사람들이 왜 문재인을 뽑았는지, 그때의 마음과 분위기를 기억해달라. 청렴하고 깨끗한 나라를 만들어달라.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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