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이사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임시총회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에 추대된 이덕선 이사장이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동 한국교총 컨벤션홀에서 대의원들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사립유치원단체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차기 이사장 후보인 김동렬 수석부이사장이 다른 후보에게 선거에서 동반사퇴하고 이덕선 이사장을 재추대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한유총 내 강경파들은 지난 14일 검찰이 이 이사장의 자택과 유치원을 압수수색한 것이 ‘과잉 수사’ ‘보복 수사’라고 보고, 이 이사장을 재추대하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수석부이사장은 이사장 선거에 출마한 오영란 후보(전남지회장)에게 동반사퇴하고 이덕선 이사장을 재추대하자고 최근 제안했다. 이덕선 이사장 사퇴로 치러지는 한유총 차기 이사장 선거에는 김동렬 후보와 오영란 후보가 출마했다. 한유총은 오는 26일 총회를 열어 신임 이사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김 수석부이사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동반사퇴하자고 제안한 것은 맞다. 오영란 후보에게는 아직 연락이 안 왔다. 내부 논의중이고, 하루이틀 안에 정리가 되면 입장 표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동반사퇴 제안을 받았다는 오 후보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를 테니 선관위 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오 후보는 “18일 선관위가 이 부분을 가지고 논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후보 등록을 선관위를 통해서 했고, 이런 일로 마찰이 있긴 하나 (선관위가) 공식 기구이니까 (거기서) 나온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후보자의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선관위가 나서 후보자의 사퇴를 결정짓기는 어렵다는 것이 한유총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유총 한 관계자는 “두 후보가 정말 사퇴했을 때 선관위는 나머지 선거를 어떻게 할지 논의는 할 수 있어도 후보자의 사퇴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기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개학 연기 투쟁 실패 등에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힌 현직 이사장을 재추대하자는 것 자체가 명분이 서지 않지만, 이런 논의가 나오는 것 자체가 한유총의 난맥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한편 김 수석부이사장이 원장으로 있는 유치원은 한유총 회비 명목으로 유치원비 300만원을 지출하는 등 회계 집행 부적정, 적립금 운영 부적정 등 총 4건의 주의 조치와 함께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후보인 오 지회장이 운영 중인 유치원은 유치원 공시정보에 원아가 ‘1명’으로 표시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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