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문제와 관련해 황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16일 상대방에 책임을 돌리고 나서면서 한 때의 '동지'에서 '적'으로 바뀐 두 사람의 관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952년생으로 황 교수보다 한 살 많은 노 이사장은 국내 최고의 불임시술 병원인 미즈메디 산부인과 그룹 설립자이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연수를 마치고 제일병원 산부인과장 등을 거쳐 1991년 서울에 미즈메디병원을 설립했다.
미즈메디병원은 2000년 불임 환자들로부터 제공받은 잉여 배아를 바탕으로 줄기세포를 만들어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록시키는 등 일찍이 줄기세포 연구에 착수했다.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2002년 후반으로 황 교수와 서울의대 문신용 교수, 노 이사장 등 3명이 회동을 갖고 난치병 환자 치료를 위한 치료복제(Therapeutic Cloning)를 시도하기로 합의한 것.
동물 복제 전문이었던 황 교수는 줄기세포 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불임 치료 등으로 다수의 난자를 확보할 수 있는 미즈메디병원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도원결의'는 2004년 2월 황 교수팀이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논문이 사이언스지에 게재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황 교수는 이어 올해 5월 난치병 환자의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해 세계 과학계의 스타로 떠올랐고 노 이사장은 두 논문 모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황우석 사단'의 핵심 인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1월 미국 피츠버그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난자 제공 등 윤리 문제를 들어 황 교수와 돌연 결별을 선언하자 그 여파로 노 이사장은 난자 제공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사실을 시인하는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그 때 노 이사장은 "황 교수는 보상금 지급 사실을 몰랐으며 나는 자발적 의지에 따라 뜻이 좋아 아무 소리 안 하고 황 교수를 따라갔었던 것 뿐"이라고 황 교수를 감싸주는 등 두 사람의 연대는 굳건한 듯이 보였다. MBC PD수첩이 황 교수팀의 윤리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노 이사장은 "PD수첩이 짜깁기 보도로 진실을 왜곡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논란이 줄기세포 진위 여부로 번진 뒤인 이달 7일 노 이사장은 "나도 황 교수에게 숨긴 것이 없느냐고 몇 번을 물어볼 정도로 내부적 혼란에 빠졌다"고 밝히는 등 처음으로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15일 "줄기세포가 남은 것이 없으며 5월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됐다"는 '폭탄선언'으로 황 교수에게 일격을 가한데 이어 16일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황 교수를 비난하고 나서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인연'은 '악연'으로 바뀌고 말았다. 현재까지 정확한 결별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서울대의 진상 조사와 사법 당국의 수사 과정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세세한 속 사정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11월 미국 피츠버그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난자 제공 등 윤리 문제를 들어 황 교수와 돌연 결별을 선언하자 그 여파로 노 이사장은 난자 제공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사실을 시인하는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그 때 노 이사장은 "황 교수는 보상금 지급 사실을 몰랐으며 나는 자발적 의지에 따라 뜻이 좋아 아무 소리 안 하고 황 교수를 따라갔었던 것 뿐"이라고 황 교수를 감싸주는 등 두 사람의 연대는 굳건한 듯이 보였다. MBC PD수첩이 황 교수팀의 윤리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노 이사장은 "PD수첩이 짜깁기 보도로 진실을 왜곡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논란이 줄기세포 진위 여부로 번진 뒤인 이달 7일 노 이사장은 "나도 황 교수에게 숨긴 것이 없느냐고 몇 번을 물어볼 정도로 내부적 혼란에 빠졌다"고 밝히는 등 처음으로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15일 "줄기세포가 남은 것이 없으며 5월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됐다"는 '폭탄선언'으로 황 교수에게 일격을 가한데 이어 16일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황 교수를 비난하고 나서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인연'은 '악연'으로 바뀌고 말았다. 현재까지 정확한 결별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서울대의 진상 조사와 사법 당국의 수사 과정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세세한 속 사정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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