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란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장(오른쪽)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을 방문해 조희연 교육감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서울지회가 30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나 학습권을 침해하거나 학부모 불안을 조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열린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박용진 3법이 통과되면 집단 폐원할 것”이라며 정부를 압박한 한유총 비상대책위와 다른 입장이다.
이날 한유총 서울지회는 조 교육감에게 국가회계 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수용할 의사를 비치며 “사립유치원 공공성과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한 교육청과의 협상 테이블에 언제든 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립유치원에 맞는 에듀파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한유총 서울지회는 △무상교육 실현 △에듀파인 적용 이후에도 사립유치원 감사 및 재무회계규칙이 적용된 2018년으로 감사 기준시점 조정 △유치원 방과후 과정 자율성·다양성 보장 △출산율과 현재 유아 수의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국공립 유치원 신증설 △정보공시 수정 기회 부여 및 원비 현실화 등도 요구했다.
박영란 한유총 서울지회장은 집단 폐원 우려에 대해 “유아교육자적인 마인드를 가졌다면 그런 극단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한유총 비대위가 주장해온 대응 방식인 ‘폐원’에 이견을 드러냈다. 다만 “박용진 3법이 통과돼도 집단 폐원을 안 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조 교육감은 “그동안은 대화를 하려는 자세도 없었는데, 한유총 서울지부가 용기를 내 첫 입장 표명을 했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더 나은 방향을 찾도록 대화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사태 이후 한유총 지역 지부가 독자 행동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한편 한유총 내부에 강경한 입장의 비대위와 다른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치원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참여율이 높은 서울·경기·광주 지회장들이 29일 더불어민주당과 간담회를 하려 했으나, 한유총 비대위는 이들 지회와 사무국에 공문을 보내 간담회 참석 시 한유총 간부직에서 해임하겠다고 경고했다. 비대위 압박으로 지회장들과 더불어민주당의 간담회는 12월로 미뤄졌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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