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장재연 아주대 교수가 제기하는 의문들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요즘, 집에선 창문을 꼭 닫고, 외출시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한다는 보도가 쏟아집니다. 그런데 의문이 듭니다. 마스크 쓰기와 창문 닫기로 우리는 미세먼지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까요? 이런 대응책들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가 알던 미세먼지에 관한 상식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1) 미세먼지가 있는 날엔 마스크를 써야 한다? “글쎄요”
장 교수는 마스크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얘기합니다. 마스크를 ‘제대로’ 쓰면 숨쉬기가 불편합니다. 초미세먼지까지 걸러주는 마스크라면 더욱 그렇겠죠. 이런 점 때문에 마스크를 제대로 사용하는 게 어떤 이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보호용 마스크 착용이 숨쉬기를 힘들게 만들어 폐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미국 흉부학회)
장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현실적으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피부에 완전히 밀착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세먼지가 마스크 틈새로 다 들어오게 됩니다.
장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정부기관이나 의학협회도 마스크 착용에 따른 부작용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심장 또는 호흡기 질환자 그리고 산모에 대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2) 창문 닫고 공기청정기를 틀면 공기가 깨끗해진다? “NO"
미세먼지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특히 아이가 있는 집에는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제품이 됐는데요. 창문을 꼭꼭 닫아놓고 초미세먼지까지 잡아준다는 공기청정기를 튼다고 해서 공기가 완전히 정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집안엔 우리가 숨 쉴 때마다 나오는 이산화탄소, 요리할 때 나오는 유해가스 등 공기청정기로는 걸러낼 수 없는 각종 오염물질이 계속 쌓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꼭 환기를 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이처럼 공기청정기는 환기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또 한 가지, 미세먼지 피하겠다고 구입한 공기청정기는 전기 소비량을 늘려 결과적으로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기도 하겠죠?
3) 미세먼지 많은 날엔 삼겹살을 먹어라? “NO"
이런 속설이 있습니다. 먼지를 많이 마신 날에는 ‘삼겹살’을 먹어야 한다고요. 과학적인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돼지고기처럼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미세먼지 속에 들어 있는 지용성 유해물질의 체내 흡수율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실내에서 삽겹살을 구우면 미세먼지 수치가 엄청나게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삼겹살뿐 아니라 다른 요리를 할 때도 미세먼지 수치를 신경 써야 하는데요. 환경부는 고등어를 구우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2290㎍/㎥까지 올라가고, 삼겹살도 1360㎍/㎥까지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요리할 때도 환기는 필수입니다.
4) 미세먼지는 최근에 더 심해졌다? “NO"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미세먼지를 피해야 할까요? 정답은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환경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 오래 걸리는 것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그러나 꼭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연도별 서울 총먼지 농도를 보면 아시안게임이 열린 1986년에는 183㎍/㎥, 올림픽이 열린 1988년에는 179㎍/㎥였습니다.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에는 76㎍/㎥이었습니다. 이후 미세먼지 농도는 꾸준히 낮아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4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올림픽과 월드컵 때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미세먼지를 마시고 있었던 셈입니다.
최근 들어 미세먼지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 건 시민들의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죠. 장재연 교수는 우리나라 정부와 언론이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감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미세먼지를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도 장 교수의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환경부가 제공하는 미세먼지 많은 날 행동요령이 지나치다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동의한다”면서 “(미세먼지) 민감층에서 (행동 요령에 대한) 요구가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활수칙 정도는 알려주는 게 맞다고 봤다. 정부에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 교수는 미세먼지의 피해 정도를 따질 때 연평균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하루 미세먼지를 많이 마셨다고 해서 당장 해롭다기보다, 연간 누적된 총량이 중요하다는 거죠. 특정일의 순간적인 농도를 기준 삼아 공포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입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도 있고, 적은 날도 있기 때문이죠. 한국은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장 교수의 주장입니다. 물론 미세먼지를 심각하게 여기는 인식 자체는 필요합니다. 그래야 미세먼지를 ‘피하는’ 게 아니라 ‘줄이는’ 데 좀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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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연출 위준영 조소영 피디 marco0428@hani.co.kr
“노약자나 질환자라든지 , 특히 산모 같은 경우 마스크를 쓰면 분명히 나쁠 거거든요 ... 외국의 경우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권하는 나라가 없어요 .”
“학술 논물들 보면 마스크 써도 옆으로 다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기도 하니까 . 효과도 없는 걸 쓰는 거나 마찬가지죠 .”(장재연 교수)
“공기는 밀폐된 공간일수록 오염되기 쉬운 거거든요 . 공기청정기를 돌리면 먼지는 순간적으로 줄 수 있지만 오염원이 있는 한 금방 더러워질 것이고 먼지는 줄지 몰라도 공기청정기가 산소를 공급하는 건 아니니 (이산화탄소 농도) 문제는 그대로 남죠 .”(장재연 교수)
“ (외국에서 ) 일반인들한테 밖에 나가서 등산이라든지 격렬한 운동을 피하라고 권고하는 농도는 PM2.5(초미세먼지 ) 기준으로 150 정도 됐을 때에요. 지금 우리는 (그 정도 수치가) 없어요 . 과거에 70~80년대에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지금은 오염도가 많이 떨어져서 아무리 높아도 최고로 오르는 게 100정도거든요 . 1년에 한두 번 . 사실은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야외 나가지 마라 마스크 쓰라 , 그런 건 없는 거죠 . 그런 게 해당하는 날은 . 이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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