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공공성 강화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온라인 유치원 입학 지원 시스템 ‘처음학교로’에 참여하는 사립유치원이 전체의 절반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 당국이 강력한 행정·재정적 조처를 예고한데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퍼트린 ‘가짜뉴스’의 사실 관계가 바로잡혀 막판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겨레>가 ‘처음학교로’ 누리집을 통해 사립유치원 참여 현황을 분석해보니, 이날 저녁 7시 기준 전국 사립유치원 4089곳 가운데 2295곳(56.1%)이 참여 뜻을 밝힌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일 교육부 집계(1589곳·38.9%)보다 사흘 만에 700곳 넘게 증가했다. 시도별로는 참여율이 낮아 우려를 낳았던 대구, 충남, 광주 지역에서 최대 4배까지 늘었다.
광주에서는 전체 사립 172곳 가운데 167곳(97.1%)이 참여 뜻을 밝혔다. 지난 12일 교육부 집계에서는 98곳(56.0%)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광주시교육청 유아교육팀 관계자는 “교육 당국의 제재를 받으면 상당한 금전적 피해가 예상돼 유치원의 현실적인 고민이 컸을 것”이라며 “교육부와 시교육청이 지속적으로 ‘향후 운영 계획’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추가 제재를 경고한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충북은 이전 조사에서 참여 뜻을 밝힌 사립유치원이 전체 87곳 중 10곳이었는데, 이날 집계에서 38곳(43.7%)으로 증가했다. 대구도 전체 256곳 가운데 종전 43곳에서 158곳(61.7%)으로 4배 가까이 많아졌다.
사립유치원이 가장 많은 경기에서는 전체 1063곳 중 493곳(46.4%), 부산은 300곳 중 185곳(61.7%)이 참여 뜻을 밝혔다. 초반부터 높은 참여율을 유지해온 충남은 전체 135곳 중 128곳(94.8%), 서울은 633곳 중 546곳(86.3%)이 ‘처음학교로’를 통해 유아를 선발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주요 시도교육청이 미참여 유치원에 지원비 전액 삭감과 우선 감사 등 강력한 제재를 예고한 터라 많은 사립유치원이 막판에 ‘참여’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아교육 담당자와 장학사들이 사립유치원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아이들을 위해 이러면 안 되지 않냐’고 ‘각개전투식’ 설득을 했다”며 “일부 강경한 태도가 남았지만, 유아학습권 보호라는 차원에서 마음을 많이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울산(115곳 중 35곳) 경북(238곳 중 66곳) 경남(272곳 중 86곳) 등은 30% 안팎의 낮은 참여율에 그쳤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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