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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비리 유치원이 셀프 공시? 교육청이 직접 해야”

등록 2018-11-04 19:17수정 2018-11-05 09:40

정치하는엄마들, 유치원알리미 개선안 국민신문고에 제출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소유한 리더스유치원의 유치원알리미 정보공시 내용. 정치하는엄마들 제공.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소유한 리더스유치원의 유치원알리미 정보공시 내용. 정치하는엄마들 제공.

“비리 유치원이 감사 결과를 ‘셀프 공시’하는 게 말이 되나요? 규정에 맞지 않은 공시 내용도 많던데 ‘셀프 공시’라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도둑보고 스스로 도둑이라는 이름표를 붙이는 거죠.”

부모 알 권리를 위해 운영중인 유치원알리미(e-childschoolinfo.moe.go.kr)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특히 감사 결과 등을 유치원이 직접 입력하는 ‘셀프 공시’ 방식은 교육청 직접 입력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영리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4일 교육부 및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유치원의 위반 및 제재 내용을 학부모가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선안을 요구하는 민원을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치원 정보공시 항목 중 ‘위반내용 및 조치 결과’ 사항은 교육청(또는 교육지원청) 지도점검 또는 감사 결과 유아교육법 제30조(시정 또는 변경명령), 제31조(휴업 및 휴원명령), 제32조(유치원의 폐쇄 등)의 사안 발생 시 해당 유치원에서 직접 유치원알리미에 수시로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입력할 때는 시정명령기관과 일자, 위반사항 또는 사유, 제재내용, 조치결과를 입력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유치원이 알아서 감사 결과 입력하도록 한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겠냐는 것이다. 조혜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유치원알리미가 제대로 기능 했다면 사립유치원이 이렇게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셀프 공시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관련 제도정비를 촉구했다. 셀프 공시 외에도 감사 처분결과가 바로 공개되지 않고 ‘2회 이상 동일한 시정(변경) 명령을 받은 경우만 공시’하도록 한 현재의 지침이 정보공시의 취지와 맞지않다는 주장도 있다.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감사 빈도가 짧아야 3년, 길게는 5년이 넘어가는 사립유치원 감사제도에 이같은 지침은 맞지 않다”며 “한유총의 눈치를 보아온 교육부가 사실상 사립유치원의 입장만을 반영한 지침을 마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시정(변경) 명령을 받았다면 ‘1회’라도 해당 내용을 모두 공시해야한다고 정치하는엄마들은 주장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또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한유총 임원들이 운영하는 유치원 20여 곳의 공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대다수 유치원이 세입, 세출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한 장짜리 예산 총괄표만을 공개하는 등 ‘유치원 정보공시 매뉴얼 및 지침서’와 달리 유치원 정보를 부실하게 공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사립유치원 예·결산서 작성시 유치원 원장과 경영진의 급여 내역을 분리하여 표시하고, 교육청 감사결과 처분 시 외압을 배제하기 위해 시·도 교육청의 재량 사항을 축소하고 전국적으로 통일된 처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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