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린이집 총연합회(한어총)의 김용희 회장(58)이 수천만원대의 정치자금을 모아 국회의원들에게 건넨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김용희 한어총 회장을 정치자금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김 회장은 국공립분과위원장이었던 지난 2013년 당시 같은 분과의 위원이었던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기부금 명목으로 4700만원을 걷어 이 중 일부를 국회의원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정치자금을 모은 것으로 의심되는 2013년은 어린이집 비리가 잇따라 논란이 되면서 어린이집 운영을 규제하는 법안이 발의되던 시기다. 김 회장이 모은 돈이 흘러간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들은 대부분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어린이집 관련 법안들은 대부분 회기를 넘겨 폐기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지난해 회장 당선 이후 상품권 500만원어치와 현금 450만원 등 연합회 공금 950만원을 ‘국회 활동 목적’이라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용한 혐의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회장을 이미 여러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현재는 김 회장의 계좌를 압수수색하는 등 김 회장과 한어총의 자금 흐름과 자금 성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