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전국에서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 1146곳의 실명을 공개한 뒤 학부모 카페 반응.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 결과 비리 혐의가 적발된 유치원 1146곳의 실명을 공개했다.(
▶유치원 실명 확인 바로가기) 각 지역의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은 비리 유치원 목록을 공유하며,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도 목록에 올랐는 지 확인 중이다. 일부 카페에선 유치원에 항의 전화를 하자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목록에 올라와 있다는 한 학부모는 “교육청에 있는 지인에게 유치원 비리에 대해 물어보니 현실적으로 비리가 없는 곳이 없다고 한다”며 “그 지인이 아이를 보내는 유치원도 원장 재산세를 유치원에서 내준 사실이 적발됐다고 하더라”는 글을 올렸다. 학부모는 유치원이 아이들 먹거리로 부당한 거래를 한 것에 가장 분노했다. 해당 유치원은 무자격 급식업체와 거래하고 원장 등의 자동차세 등 150여만원을 유치원 교비로 지출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학부모는 “아침에 유치원에 전화하니 심각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더라. 원장이 제대로 해명하고 시정된 부분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다들 유치원에 전화 한 통씩 하자”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부모는 ‘유치원은 입학금을 도대체 어디에 쓰는 것이냐’는 글을 올리며 “비리가 적발된 ㅂ유치원은 입학금을 냈는데도 도시락통부터 원복까지 다 돈을 내고 새로 구입했다”며 “달랑 가방 하나준 게 끝이었는데, 입학금은 왜 받은거냐”고 적었다. 이 유치원의 입학금은 32만원이다.
현금으로 보내라고 할 때부터 이상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ㄹ유치원은 종종 돈을 아이 가방에 넣어오라고 할 때가 있었다”며 “계좌로 받으면 되는 돈인데, 왜 적지도 않은 돈을 현금으로 아이 가방에 보내라고 하는지 의문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유치원은 학교 자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행정실 금고에 보관했다가 관리 부적정 지적을 받았으며, 세출 예산 집행 때 기관카드가 아닌 개인 카드를 사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11월 유치원 입학 시즌을 앞두고 예비 유치원생의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학부모는 “선생님들 인상이 너무 좋아서 ㅂ유치원에 보내려고 했는데 비리 유치원으로 언급될까봐 가기가 싫어진다”고 적었다.
앞서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유치원들은 교비로 원장 핸드백을 사거나 심지어 성인용품점에서 물품을 구입하기도 했다. 종교시설에 헌금하고 유치원 연합회 회비도 아이들의 교비로 처리했으며, 원장 개인의 차량 기름값과 수리비, 아파트 관리비까지 낸 경우도 있었다. 박용진 의원은 “그동안 사립유치원의 경우 개인정보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비위 적발에도 명단이 공개되지 않아 왔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익적인 부분을 고려해 실명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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