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대형 게임회사들, 52시간제 ‘대부분 준수’
“생각했던 것보다 잘 지켜져” 직원들 만족감 높아
중소 게임회사는 2년 뒤 시행…“그때까지 살아남을까” 걱정
“생각했던 것보다 잘 지켜져” 직원들 만족감 높아
중소 게임회사는 2년 뒤 시행…“그때까지 살아남을까” 걱정
6월25일 밤 9시59분께
6월25일 밤 9시57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 사옥에 불이 켜져 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6월25일 밤 10시16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넥슨네트웍스의 한 직원이 회사에 남아 일을 하고 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6월25일 밤 10시23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네오위즈 사옥에 불이 켜져 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6월25일 밤 10시32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네오위즈 사무실에서 내려온 남성들이 건물 뒷문을 나서고 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8월2일 밤 11시55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8월3일 밤 12시15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 사옥 전경.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늦게 퇴근한)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요. 공부 좀 하다가… 출근은 아침에 했었고요. 52시간 넘어 일하거나 그런 건 아닌데요. -7월30일 밤 9시42분 회사를 나온 네오위즈 직원-
“(회사에서) 운동하고 나왔는데요. 주 52시간제 저희 팀은 잘 지켜지고 있어요. 저도 ‘이게 될까?’ 했었는데 생각보다 잘 지켜지는 것 같더라고요.” -7월31일 밤 9시48분 퇴근길에 오른 넥슨 직원-
“주 50시간 일하는 것 같네요. 보통 오전 10시 반에 출근해서 10시 넘어 퇴근해요. 밥 먹는 시간 포함하면 (52시간) 넘겠지만, 그건 빠지니까. 주말에는 근무 안 하고요.” -8월2일 밤 10시56분 회사 앞에 있던 넥슨 직원-
“현재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원칙적으로 밤 10시 이후 야근은 금지하지만 신작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거나 서비스 중인 게임의 업데이트·서버 장애 등으로 업무가 몰릴 땐 (야근을 하고) 다음날 늦게 출근할 수 있습니다. 그런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 52시간제를 한다고 해서 어느 날 사옥 전체 불이 꺼지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넥슨-
“기본적으로 유연근무제에 탄력적 근무제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게임업계 특성상 새 게임의 출시를 앞두고 있거나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을 땐 어쩔 수 없이 장시간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기간을 포함해 최장 주 5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의 불이 켜져 있을 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밤 9시와 10시에 전체 소등을 하는데, 추가 근무가 필요한 경우 개별적으로 불을 다시 켤 수 있습니다” -엔씨소프트-
“저희 건물 2·3층 사무실은 회사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업체가 사용하고 있고, 7·8층의 경우 다른 게임회사가 입주해 불이 켜져 있다고 해도 저희 회사 직원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엔 인사팀 직원이 저녁 8~9시 사이에 회사를 돌아다니며 회사에 남아 일을 하는 직원들에게 퇴근을 독려하기도 합니다. 또 탄력적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오전에 일이 있어서 오후에 출근한 직원이 회사에 늦게 남아 있다고 강제로 소등을 하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을까요?” -네오위즈-
“늦은 시간까지 회사에 남아 야근을 하는 직원은 있지만, 한 달 평균 주 52시간 근무를 맞춰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월 단위로 근무표를 짜는데, 예를 들어 8월 첫째주에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 야근을 많이 하게 되면 업무가 적은 주에는 하루 6시간 근무를 하는 식입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봐도 회사가 주 52시간제를 잘 지키고 있다는 반응입니다.” -엔에이치엔 엔터테인먼트-
8월3일 밤 12시18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넥슨 사옥 전경.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3월 전에는 11시에 여기(넥슨 사옥 앞) 오면 바로바로 (손님) 태우고 갔어요. 그 시간부턴 (회사에서) 택시비를 지원해주니까 야근한 사람들이 택시 잡고 (서울) 올라갔단 말이에요. 오후 4시쯤 나와 새벽 4시까지 일하면 서울과 판교를 3~4번은 왕복했거든요. 어쩔 땐 5번도 하고. 근데 3월 이후부터는 (영업이) 안 돼. 52시간제 시작한 뒤부턴 더 그래. 보통 이 시간에 늦어도 30~40분이면 차가 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야근을 안 하니까 (서울과 판교를) 1~2번 오가기도 힘들어요. 1주일에 한번씩은 (판교) 왔다가 2~3시간 그냥 기다렸다 올라가기도 하고... 수입도 거의 1/3로 줄었죠. 6개월(계도기간) 끝나면? 그땐 일하는 시간을 바꿔야죠. 야간 대신 주간에 일하는 걸로. 그래도 낮에는 손님이 있지 않겠어요?” -3년 전부터 판교 게임회사 앞에서 영업을 해 온 택시기사 백아무개(53)씨-
“(게임업계가) 직원들 불만이 생기면 금방 여기저기 소문이 나는 곳이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 ‘(회사가) 주 52시간제 안 지킨다’라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 걸 보면 큰 회사(300인 이상 사업장)들 기준으론 잘 지켜지는 것 같아요. 게임회사들이 정부 눈치를 많이 보고 있달까? ㄴ사에 다니는 아는 분은 요새 회사에 일찍(오전 9시 이전) 출근해 8시간 근무하고 오후 5시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있게 됐다고 좋아하더라고요. 주 52시간제 적용을 받는 게임 노동자들 입장에선 다행이죠. 그래도 300인 이하 중·소규모 게임회사들은 (주 52시간제 시행이) 2020년(50∼299명 이하 사업장) 정도로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라… (게임업계의 노동시간 단축이) 여기까지 온 건 다행이지만, 그때까지 잘 살아남아야 할 텐데요…” -판교 게임회사 노동자 김아무개(35)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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