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최득신 특검보(오른쪽)가 2일 김경수 경남지사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수사관 16명을 이끌고 경남도청을 방문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일 김경수(51) 경남도지사에 대한 동시다발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검팀은 이날 수사팀을 경남 창원으로 보내 경남도지사 집무실과 비서실, 관저,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국회의원 시절 김 지사와 그 보좌진이 사용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등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사무처와 의원회관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의 첫 만남이 이뤄진 2016년 6월부터의 행적을 복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가 의원 시절 사용한 컴퓨터와 일정 담당 비서 김아무개씨를 포함한 당시 보좌진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지사 집무실에는 컴퓨터 2대가 있는데, 모두 지난달 1일 경남도가 새로 산 것들이다. 김 지사 관사에는 전부터 김 지사가 쓰던 컴퓨터 1대와 경남도의 업무용 컴퓨터 1대가 있었다고 한다. 특검 수사관들은 김 지사의 관용차량과 김 지사 비서진들의 컴퓨터도 압수수색했다. 국회 쪽 압수수색은 큰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사무처는 의원직에서 물러난 의원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관련 규정에 따라 삭제하거나 교체하고 있다.
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 지사 혐의에 대해 “업무방해의 공범”이라고 밝혔다. 댓글조작으로 포털업체의 업무를 방해한 드루킹의 공범이라는 것이다.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혐의 중에는 6·13 지방선거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의 협조를 받아 지방선거를 치르려 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변호사와 일정을 조율해 소환 날짜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고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추도식 참석을 위해 휴가를 내고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임 1개월 남짓 된 도청 사무실과 비서실까지 왜 뒤져야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긴 어렵지만, 필요하다니 당연히 협조할 것”이라고 썼다. 김 지사는 이날 강금원 회장 추도식에 참석 뒤 서울로 상경해 별도의 장소에서 휴대전화 2대를 특검에 임의제출했으며, 3일부터 도청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자신과 동향(경남 진주)으로 이름이 같은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 등 3명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김양진, 창원/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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