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최득신 특검보(오른쪽)가 2일 김경수 경남지사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수사관 16명을 이끌고 경남도청을 방문했다.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일 오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집무실과 관사를 압수수색했다. 경남도지사 집무실과 관사가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득신 특검보와 정우준 검사를 포함한 특검팀 수사관 17명은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이날 아침 7시30분께 경남도청과 도청 인근 김경수 지사 관사에 동시에 들이닥쳤다. 하지만 이날 김 지사는 하루 연차휴가를 내고 부인과 함께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 때문에 수사관들은 김 지사의 변호인이 도착하기를 기다려 관사는 아침 8시15분께부터, 도지사 집무실은 오전 9시30분께부터 압수수색했다.
김 지사 집무실에는 컴퓨터 2대가 있는데, 모두 지난달 1일 취임에 맞춰 경남도가 새로 구입해 설치한 것이다. 김 지사 관사에는 예전부터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 1대와 업무용으로 경남도가 새로 구입한 컴퓨터 1대가 있다. 수사관들은 김 지사의 관용차량과 김 지사 비서진들의 컴퓨터도 압수수색했다. 또 이날 별도의 특검 수사관들은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 근무하고 있는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를 상대로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드루킹 특검’ 수사팀이 경남도청 도지사실을 압수수색하는 동안 취재진이 도지사실 앞에서 압수수색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인이었던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6주기 추도식이 이날 오전 11시 강 회장의 묘소가 있는 충북 충주 시그너스컨트리클럽에서 열렸는데, 김 지사는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 휴가를 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취임 1개월 남짓 된 도청 사무실과 비서실까지 왜 뒤져야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긴 어렵지만 필요하다니 당연히 협조할 것이다. 다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과 이미 경찰 조사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하고 밝혔던 사안들이 마치 새롭게 밝혀지고 확정된 사실처럼 일부 언론에 마구잡이로 보도되면서, 조사 결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통한 망신주기, 일방적 흠집내기로 다시 흘러가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부부(왼쪽)와 김정호 국회의원 부부(오른쪽)가 2일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강 회장 묘소에 헌화하고 있다. 김정호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김 지사의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오영중 변호사는 “압수수색과 김경수 지사의 휴가가 우연히 겹쳤다. 김 지사는 오늘 압수수색을 한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하루 휴가를 냈다. 압수수색에 앞서 특검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명희진 경남도지사 정무특보는 “검찰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홍준표 전 지사를 조사할 때도 도지사 집무실과 관사는 압수수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도지사 당선 전에 있었던 일을 조사한다면서, 취임한 지 한달밖에 되지 않은 도지사의 집무실과 입주한 지 한달도 되지 않은 관사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변호인인 김형일 변호사가 2일 오전 9시30분께 김 지사의 집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31일 김 지사의 집무실과 관사 압수수색을 하려 했으나,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는 바람에 못했다. 특검팀은 1일 김 지사 신분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하고, 2일 새벽 다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