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2일 밤 법원이 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서울 동부구치소로 이송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3일 처음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판은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둘러싸고 ‘창과 방패’로 불리는 변호인과 검찰이 치열하게 맞붙는다.
검찰에선 신봉수(48·사법연수원 29기)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 송경호(48·29기) 특수2부장, 노만석(48·29기) 부장검사 등이 나선다. 이 전 대통령 수사에 함께 참여했던 이복현(46·32기) 특수2부 부부장도 재판에 나선다. 다스 관련 조사를 맡은 신 부장은 특검과 수사팀 파견 경험만 10여차례에 달하는 배테랑으로 꼽힌다. 2008년 ‘비비케이 주가조작과 다스 차명보유 의혹’ 수사를 위해 꾸려진 특검팀에 파견되기도 했다. 송 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금융조세1부를 거친 ‘특수통’으로 이 전 대통령의 110억대 뇌물 혐의 등을 수사해왔다. 이 부부장은 과거 론스타·현대차 사건 등 대형수사와 국정원 대선개입, 박영수 특검 등 주요 사건에 파견돼 검찰 내 ‘구원 투수’로 평가받는다.
이 전 대통령 쪽에선 강훈(64·14기)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중심으로 피영현(48·33기), 박명환(49·32기), 김병철(43·39기) 등 모두 8명의 변호인단이 구성됐다. 서울고법 판사 등을 지낸 강훈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 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맡았던 인물이다. 비비케이 관련 검찰 및 특검 수사,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이 일었을 때 ‘무혐의’ 처분을 이끌었다. 피영현·김병철 변호사는 강훈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 변호를 위해 만든 로펌 ‘열림’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박명환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2010~2011년 국민소통 비서관을 맡았던 인물로, 엠비(MB)연대 전국 대표를 맡아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선거를 도왔다.
‘창과 방패’의 설전 속에서 최종 판단을 낼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의 정계선 부장판사가 이끌고 있다. 공직 비리·뇌물 사건 등 부패 사건을 전담하는 형사27부는 국정원 사이버외곽팀 댓글 사건과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 사건 등 주요 사건을 맡은 바 있다. 정계선 부장판사는 37회 사법시험 수석(27기) 출신으로, 과거 고법 부장으로 보임되는 통로로 여겨지던 부패전담부에 최초 여성 재판장으로 임명돼 주목받았다.
이날 오후 2시 시작하는 첫 재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모두 진술 통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지난 23일 재판부가 밝힌 계획을 보면 검찰과 변호인이 각자 40분씩 피피티(PPT)를 활용해 입증 계획과 변론 방향을 발표하게 된다. 20분 휴식시간이 이어진 뒤, 서면 증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데 오후에 재판이 시작돼 야간 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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