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23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 방면이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안 잠잠하던 미세먼지가 3월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남서풍이 찾아온 24일에는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가 역대 3월 하루 최고치에 근접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서울의 PM-2.5 일평균 농도는 80㎍/㎥로, '나쁨'(51∼100㎍/㎥)에 해당했다.
이는 최근 30일 중 가장 높은 수치로, 가장 낮았던 이달 5일(5㎍/㎥)의 16배에 이른다. 특히, PM-2.5를 관측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3월 중 하루 최고치(2017년 3월 85㎍/㎥)에 육박했다.
이 시각 현재 경기의 PM-2.5 일평균 농도는 83㎍/㎥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강원(59㎍/㎥), 인천·충북(63㎍/㎥), 전북(51㎍/㎥), 경북·제주(61㎍/㎥) 등도 '나쁨'에 들었다.
24일 오전 제주행 항공기에서 바라본 수원 일대 상공이 푸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서울에 초미세먼지 민감군주의보를 발령했다. 민감군주의보는 초미세먼지(PM-2.5)의 시간당 평균 농도가 75㎍/㎥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할 때 내려지며 오전 5시와 6시 기준 시내 25개구의 초미세먼지 시간 평균농도는 80㎍/㎥로 측정됐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이 밖에도 부산·울산 47㎍/㎥, 대구·충남 49㎍/㎥, 광주광역시 48㎍/㎥, 대전42㎍/㎥, 세종 45㎍/㎥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PM-2.5 농도가 '나쁨' 턱밑까지 올랐다.
이 시각 현재 경기 동부·남부·북부권과 강원 원주권역, 전북 진안권역에는 PM-2.5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PM-2.5 주의보는 해당 지역의 1시간 평균 농도가 90㎍/㎥ 이상 2시간 지속할 때 발령된다. 주의보가 발령되면 어린이와 노인, 폐질환 및 심장질환자 등 민감계층은 실외활동을 삼가야 하고, 일반인의 경우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을 줄이는 것이 좋다.
서울(129㎍/㎥)과 인천(101㎍/㎥), 경기(134㎍/㎥), 전남(104㎍/㎥), 충남(103㎍/㎥), 강원·경북·제주(100㎍/㎥)에서는 PM-2.5 농도 최곳값이 100㎍/㎥를 찍기도 했다.
PM-2.5보다 지름이 큰 미세먼지 PM-10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서울(110㎍/㎥), 인천(86㎍/㎥), 경기(108㎍/㎥), 충북·경북·(84㎍/㎥) 등에서 '나쁨'(81∼150㎍/㎥)까지 일평균 농도가 치솟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날부터 이어진 대기 정체로 국내·외 오염물질이 축적된 데다 낮 동안에는 중국 등 국외 미세먼지까지 유입돼 대부분 지역에서 농도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일요일인 25일에는 중부지역은 대체로 '보통' 수준을 보이겠지만, 남부지역은 국내에 축적된 고농도 미세먼지에 국외 유입이 더해져 농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따뜻한 남서풍이 불어오면서 전국 곳곳에서 기온이 평년 수준을 웃돌았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서울의 최고기온은 13.1도로, 평년(11.8도)보다 1.3도 높았다. 속초의 경우 평년(10.2도) 대비 8도 넘게 오른 18.5도를 기록했고, 부산·대구·포항(18.5도)·울산(18.0도)·진주(18.4도) 등 남부 곳곳에서 최고기온이 18도를 넘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도 안팎으로 매우 크게 나겠으니 환절기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