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12월6일, ‘바나나 대학살’이 일어나다
“피로 얼룩진 바나나의 역사”(켈시 티머먼). 바나나는 죄가 없다. 인간의 탐욕이 문제다. 중남미 역사의 끔찍한 세 장면.
① 1928년 콜롬비아: 바나나 농장 노동자들(사진)이 처우 개선과 정규직 채용을 요구하며 파업. 미국 회사 유나이티드 프루트는 “미군이 쳐들어갈 수도 있다”며 콜롬비아 정부를 압박했다. 12월6일 일요일, 광장에 모인 노동자 가족들을 향해 콜롬비아 군대가 기관총을 난사. 희생자 수는 아직도 논란. 미국 대사는 “1천명 넘게 죽었다”고 보고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에도 등장하는 ‘바나나 대학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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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1954년 과테말라: 합법적인 선거로 뽑힌 대통령 하코보 아르벤스가 농지개혁을 시도한다. 농장주 유나이티드 프루트는 이런 개혁이 못마땅했다. 1954년에 과테말라 군부가 민주정부를 무너뜨린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원한 쿠데타였다.
③ 1970년대 니카라과: 살충제 네마곤. 독성이 강하다며 미국은 1977년에 사용을 금지. 그런데 니카라과의 바나나 농장에서는 1993년까지 살포되었다. 불임과 암에 시달리던 니카라과 노동자들은 2002년부터 미국의 거대기업에 소송을 걸었다. ‘바나나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