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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D-7’로 돌아간 수능 시계…혼란 딛고 빠르게 제자리로

등록 2017-11-16 18:23수정 2017-11-16 22:08

강남·목동 학원가 ‘7일 특강’·‘자율 학습’ 마련
혼란 겪던 수험생 빠르게 ‘수능 모드’로
수능 응시로 뭍에 오른 섬 지역 학생들 발 동동
일부 학교선 안전 불감증 되풀이되기도
포항 강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시 ‘D-7’로 돌아갔다. 혼란에 빠졌던 수험생과 가족들은 16일 부산했던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한번 신발 끈을 묶는 모습이었다.

시험장 찾아 오른 뭍에서 발 동동 섬 지역에서 수능을 보러 뭍을 밟았던 수험생들은 누구보다 큰 혼란을 겪었다. 인천시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인천 강화·옹진군의 백령도 등 5개 학교 학생 60명은 수능을 앞두고 인천으로 나왔다. 수능시험은 한 고사장에 한 학교 수험생 비율이 40%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학교 수가 적은 섬 지역에는 따로 고사장을 마련하기 어렵다. 그러나 수능이 갑작스럽게 연기되면서 인천 친척 집 등에 머물던 학생들은 대부분 배로 섬에 돌아갔다.

일부 학교에선 수능 탓에 지정된 ‘재량 휴업’이 유지되는지를 두고 전날 저녁 내내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송파구 한 중학교 교사 신아무개(59)씨는 재량 휴업을 이어가는지, 정상 수업이 진행되는지 묻는 학부모들의 연락으로 밤잠을 설쳤다. 단체 문자로 ‘재량 휴업일’ 공지를 전송했지만 시스템이 과부하되면서 문자 전송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15일 밤 10시께 전송한 문자가 16일 새벽 4시에야 전송되는 경우도 있었다. 신씨는 “여러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동시에 공지 문자를 보내서 그런지 일부 문자가 늦게 전송됐다”며 “새벽까지 문의 전화가 이어져 담임 교사들이 카톡으로 재공지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학원은 ‘특강’ 마련, 수험생은 다시 집중 수험생들은 애초 수능을 치렀어야 할 이날 학원 특강을 찾거나 자율학습을 하며 ‘느닷없이’ 주어진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지 고심했다.

이날 서울 양천구 목동 한 종합입시학원의 자율학습실은 수험생들의 공부 열기로 가득했다. 전체 학생 900여명 중 500여명이 자습에 참여했다. 일부 강사들은 별도 강의실에서 질문을 받아주기도 했다. ‘생체 시계’를 수능에 맞추기 위해 쉬는 시간과 식사 시간까지 수능시험 시간표에 맞춰 운용됐다.

이 학원 심아무개(55) 원장은 “어제는 문의 전화가 400통 이상 올 정도로 다들 걱정이 컸다. 아침에도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걱정을 나누는 등 뒤숭숭했지만 금세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원은 수능 대비 특강을 급하게 마련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수학학원은 1회당 8만원대 ‘러키 세븐’ 특강을 개설했다. 실전 모의고사를 치르고 개별 첨삭지도를 덧붙이는 식이다. 수험생 노아무개(18)군도 ‘일주일 완성 특강’ 광고를 본 뒤 인터넷 강의를 뒤적였다. 노군은 “한국사 과목이 좀 부족했는데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수능 날까지 중점적으로 공부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부 현장에선 ‘안전 불감증’ 되풀이 지난해 규모 5.8의 경주 지진을 겪은 뒤 정부는 ‘재난 대응 매뉴얼’을 개정해 일선 학교에 배포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일선 교육 현장에선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대피시키지 않거나, 대피하려는 학생들을 오히려 소란스럽다며 꾸짖는 경우가 있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서울 지역 한 초등학교 직원 최아무개(26)씨는 “방과 후 수업을 듣는 학생들만 남아 있었는데 학교에서 따로 대피 방송을 하지 않았다”며 “지난달에 전 학년 대상 재난 대피 훈련을 받았는데, 막상 지진에 맞닥뜨렸을 땐 지진이 난 줄도 모르는 것처럼 조용했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3학년 이아무개(24)씨도 “지진 당시 학교 도서관에 있었는데, 재난 방송이나 사이렌이 울리지 않아서 재난 문자 받은 학생들이 알아서 밖으로 도망쳤다”며 “학교 쪽에서 교직원들을 동원해 대피하도록 안내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5.0 이상 지진이 날 때엔 대피하도록 규정돼 있다. 일부 학교에서 매뉴얼을 안 지킨 모양인데 여진이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일선 학교에 매뉴얼에 따를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다시 한번 보냈다”고 밝혔다.

고한솔 김기성 장수경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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