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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나는 역사다] 종교개혁 틈새 설 곳 잃은 지식인

등록 2017-10-30 19:20수정 2017-10-30 19:26

에라스뮈스 (1466~1536)

1517년 10월31일, 종교개혁이 시작되다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마르틴 루터가 가톨릭교회를 비판하며 ‘95개조의 반박문’을 공표한 날이 1517년 10월31일. 종교개혁의 시작이었다.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 틈이 벌어질수록, 세간의 눈은 에라스뮈스에게 쏠렸다. 성서 해석을 독점하던 세력에 맞서, 그리스어 <신약성서>를 출판한 지식인. 유럽 최초의 ‘베스트셀러’라 불리는 <라틴어 격언집>을 지은 작가. 가톨릭교회를 풍자한 <우신예찬>도 그의 작품.

가톨릭도 개신교도 그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었으리라. 그런데 정작 자신은 어느 한쪽에 가담할 생각이 없었다. 당시 악명 높던 가톨릭교회의 타락이 에라스뮈스는 싫었다. 학술서도 쓰고 풍자도 하며 교회를 비판했다. 반면 개신교의 개혁운동도 그는 마뜩잖았다. 열정이 지나쳐 관용의 덕목을 잃었다고 본 것이다. 이렇게 어정쩡한 자세를 유지하다 양쪽 모두한테 미움을 받았다. 가톨릭에서 배척당했고 루터와도 척을 졌다.

유럽을 떠돌아다니다 쓸쓸히 눈을 감았다. 종교개혁이라는 세계사적 사건에, 회의하는 지식인 에라스뮈스의 자리는 없었다. 그래도 나는 자꾸 그에게 눈길이 간다. 지식인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던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자살하기 전 몰두하던 작업도 <에라스뮈스 평전>이었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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