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트릭스 포터 (1866~1943)
1902년 10월2일, ‘피터 래빗’ 시리즈의 시작
생물학자가 될 수도 있었다. 어려서부터 자연을 사랑하던 비어트릭스 포터, 버섯을 깊이 연구하고 논문도 썼다. 그런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계에서 활동할 수 없었다. ‘현모양처’가 되라고 강요하던 시대. 그 대신 포터는 자연을 그렸다. 토끼를 그리고 이야기를 썼다. ‘피터 래빗’ 시리즈의 탄생.
책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처음에는 출판사 여섯 곳에서 퇴짜를 맞았다. 우여곡절 끝에 시리즈의 첫번째 책 <피터 래빗 이야기>가 출판된 날이 1902년 10월2일이라고 한다. 전체 시리즈는 지금까지 35개 국어로 번역되고 1억부 넘게 팔렸단다.
사업 수완도 있었다. 인형이며 보드게임도 만들었다. 100년 전의 ‘원 소스 멀티 유스’. 그래도 어머니는 한결같았다. 포터가 잘나가는 집의 며느리로 들어가기만 바랐다. 포터와 편집자 노먼 원이 사랑을 약속하자, 결혼하지 말고 헤어지라며 두 사람을 들볶았다. 그 와중에 원은 병으로 숨을 거두었다.
농장 일로 마음을 달래던 포터, 근처 땅을 사 농장을 키우고 녹지를 보호했다. 이 일을 돕던 지역 변호사 윌리엄 힐리스와 결혼.(이번에도 부모가 반대했지만.) 이렇게 평생 모은 농장과 녹지 수백만평을 자연보호 재단에 기증했다.
김태권 만화가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