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만 내리고 미처 하차하지 못한 엄마를 태운 채 그대로 출발한 240번 건대역 버스 사건에 대해 서울시는 “폐회로텔레비전(CCTV) 확인 결과 운전기사가 버스가 출발한 뒤에야 어머니의 하차 요청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12일 서울시는 “CCTV 및 해당 운수회사 경위서를 보면 사건 발생 시 퇴근시간대로 차내가 혼잡했고, 건대역 정류소에 오후 6시27분경에 도착한 것으로 나온다. 그 뒤 약 16초간 정차하는데 다른 보호자와 함께 내리는 어린이 두 명을 따라 해당 아이가 혼자 내렸다. 이때 어머니는 뒤쪽에서 하차 문으로 따라 나왔지만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문이 닫히고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머니가 하차를 요청했을 때에는 해당 버스가 이미 건대입구 사거리를 향해 4차로에서 3차로 차선을 변경한 상태여서 (버스기사는) 하차 시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음 정류소인 건대입구에서 하차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살로 보이는 아이가 내린 뒤 미처 내리지 못한 아이 엄마가 울부짖으며 하차를 요청해도 버스기사가 그대로 출발했다’는 글이 빠르게 퍼졌다. 이어 목격담까지 올라오면서 버스기사를 처벌해달라는 시민들의 요청이 서울시와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 게시판 등에 폭주했다. 하지만 아이 엄마의 직접적인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시민들은 “CCTV 영상을 공개하라”고 요청 중이지만 서울시는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이 어머니가 이날 오후 직접 시청으로 전화를 걸어와 버스기사와 업체에게 사과를 받고 싶을 뿐 더는 논란이 확산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영상 공개를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이는 5살이 아닌 7살인 것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버스기사와 버스 업체는 “아이 어머니에게 사과할 예정이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하여 시민들께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하게 버스운행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차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버스운전자 교육을 강화하겠다”며 “이번 사안을 좀 더 면밀히 조사해 위반사항이 밝혀지면 업체 및 버스 운전기사에 대하여 관련 규정에 따라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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