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사욕 없는 이상주의자였다. 최고 권력자가 셋방에 살았으니 말 다했다. 별명도 랭코툺티블(l’Incorruptible), ‘매수되지 않을 사람’이다. 남들도 자기 같다고 생각했을까. 시민 하나하나가 덕을 갖추기를 기대했다. 제 것만 챙기지 않고 공동선에 대해 생각하기를 바랐다. 그렇게만 된다면 ‘자유, 평등, 박애’의 가치도 실현될 터.
현실은 달랐다. 혁명은 1789년에 시작했지만 프랑스 사회는 그의 기대만큼 빠르게 진보하지 않았다. 덕만 가지고는 부족한 걸까. “혁명의 시대, 정부는 덕과 공포가 함께 가야” 한다며, 로베스피에르는 공포정치를 도입했다. 누구는 적폐라고 죽이고 누구는 극좌라고 죽였다.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다.
일러스트 오금택
반대파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때가 1794년 7월27일. 혁명력으로는 테르미도르 달 아홉째 날.(이 급진적인 사람들은 달 이름도 적폐라며 뜯어고쳤던 것이다.) 그가 처형당하면서 프랑스혁명이 막을 내렸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혁명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자들도 있었다. 1795년에는 왕당파가 봉기를 일으켰다. 이때 단호히 대처하여 인기를 얻은 사람이 나폴레옹, 한때 로베스피에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감옥까지 다녀온 청년이었다.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