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노이스 (1927~1990)
1968년 7월18일, 인텔을 창업하다
스물여덟살 때 로버트 노이스는 깜짝 놀랄 전화를 받는다. 트랜지스터의 발명자로 알려진 윌리엄 쇼클리가 연락을 한 것. 회사를 창업한다고 했다. “신과 통화하는 기분이었다.” 만사 제쳐두고 실리콘밸리로 향한 노이스. 그러나 쇼클리는 함께 일하기 힘든 사람이었다.(트랜지스터를 발명할 때도 동료의 공을 가로챘다고 한다.) 이듬해 연구원들은 뛰쳐나와 새 회사를 차리려 했다. 당시만 해도 흔치 않던 일.
서른살의 애널리스트 아서 록이 자금 마련을 도왔다. 투자자 셔먼 페어차일드가 회사를 사 주기로 했다. 리더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연구원들은 서슴지 않고 노이스를 추대했다. 노이스는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었다. “눈빛이며 목소리며 우아한 몸놀림 따위가… 영화배우 게리 쿠퍼를 닮았다.”(톰 울프) 실력도 뛰어났다. 마이크로칩 개발을 이끌어 디지털 시대를 앞당겼다.
여러 해가 지난 뒤 노이스는 동료 고든 무어와 함께 자기 회사를 차리고 싶었다. 망설이다 아서 록에게 전화한다. “(결심하기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렸습니까?” 록의 대답. 이렇게 탄생한 회사가 인텔. 창립일이 1968년 7월18일. 록은 벤처 투자의 선구자로, 노이스는 실리콘밸리의 산증인으로 이름을 남겼다.
김태권 만화가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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