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장관 시절 경찰 인력을 과감히 줄였다. 작은 정부를 좋아하는 보수층 유권자들이 보기에 좋았다. 언젠가는 마거릿 대처를 이어 여성 총리가 되리라고들 했다. 기회는 빨리 왔다.
2016년,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쳤다. 이른바 브렉시트 투표. 현상 유지를 바라던 캐머런, 가만있으면 될 일을 왜 굳이 투표에 부쳤을까? 표를 많이 얻어 더 큰 권력을 쥐고 싶었으리라. 그러나 위험한 도박이었다. 결과는 탈퇴하자는 쪽의 승리.(무상급식 찬반투표를 승부수로 띄웠다 물러난 오세훈을 떠올린 사람이 많다.) 캐머런이 사임하고 테리사 메이가 총리가 된 날이 7월13일.
일러스트 오금택
그리고 1년. 다사다난했다. 2017년 초부터 런던 사람들은 거듭되는 테러에 괴로웠다. 메이가 장관 시절 경찰 인력을 줄였던 일이 새삼 입길에 올랐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지만 메이는 더 큰 권력을 바랐다.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 그리고 6월8일, 거짓말처럼 패배. 여대야소의 과반 의석마저 잃었다.
6월14일에는 그렌펠타워 아파트에 대형 화재가 났다. 메이가 무성의하게 대응했다는 비난이 뜨겁다.(참사 현장을 찾았던 박근혜를 떠올린 사람이 많다.) 메이는 총리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