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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나는 역사다] 권총결투로 ‘정적 장관’ 쓰러뜨린 미 부통령

등록 2017-07-10 18:36수정 2017-07-10 19:50

에런 버 (1756~1836)
1804년 7월11일, 해밀턴과 결투를 벌이다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미국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 1800년 대선의 선거인단은 73 대 73. 거물 정치인 토머스 제퍼슨과 동수. 젊은 버의 기세가 놀라웠다. 그런데 이듬해 하원은 예상을 뒤엎고 제퍼슨을 선택, 버는 부통령에 그쳤다. 재무장관을 지낸 알렉산더 해밀턴이 방해 공작을 폈기 때문.

버와 해밀턴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묵은 원한을 대화로 풀면 좋았을 터. 그러나 둘은 결투를 택했다. 1804년 7월11일 아침 7시, 정계의 두 실력자가 권총을 들고 만났다. 버가 쏜 총이 명중. 이튿날 해밀턴은 사망. 현직 부통령이 장관을 쏘아 죽인 사건.

해밀턴의 ‘유서’가 공개되자 버는 더욱 난처했다. 자신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결투할 뿐이며, 버를 쏘지 않겠다고 적은 편지였다. 진심이었을까? 알 수 없다. 해밀턴도 버도 능구렁이 같은 정치꾼이었으니. 아무튼 버의 정치생명은 끝장이 났다. 해밀턴이 생전에 바라던 바였다.

이후 초라하게 살았다. 1807년에는 반역죄로 법정에 섰다. 한때 유럽을 떠돌았는데, 나폴레옹을 찾아가 미국에 쳐들어와 달라고 애걸했다는 소문도 있다. 말년에 “나와 해밀턴을 함께 포용할 만큼 세상은 넓었다”며 후회했다지만, 너무 늦었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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