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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총장 후보자 문무일…개혁·조직안정 동시 고려된 카드

등록 2017-07-04 17:25수정 2017-07-04 21:55

1994년 ‘지존파 사건’ 처리하며 검찰 내 주목
‘땅콩 회항’ 사건 등 큰 사건 무난하게 처리
윤석열 지검장과도 인연…‘특수라인’ 정비될듯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문무일 부산고검장이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인선 배경과 함께 정부가 구상 중인 검찰개혁의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특수통’(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으로 꼽히는 문 후보자 지명을 두고 검찰도 수긍할 수 있는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사청문회 통과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문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면 김종빈 전 총장 이후 12년 만에 호남 출신 검찰총장이 된다. 광주에서 태어난 문 후보자는 광주 제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검찰 내에서 주목받은 최초의 사건은 1994년 전주지검 남원지청 검사 시절 맡은 ‘지존파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될 뻔한 사건을 세심하게 지휘해, 추락사를 위장한 살인사건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문 후보자는 이듬해 서울지검 특수부로 발탁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팀 파견을 거쳐 대검찰청 특별수사지원과장,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을 지냈다.

특수통으로서 굵직한 사건을 무난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2014년 서울서부지검장 때 ‘땅콩 회항’ 사건의 당사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구속기소했고, 2015년 ‘성완종 리스트’의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 다만 성완종 리스트 수사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부터 “야당 인사들의 ‘물타기 수사’로 본질을 호도했다”며 ‘치욕스러운 수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노건평씨가 (성완종씨로부터) 사면 대가로 3000만원 등을 건네받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하지 않았다’고 밝힌 부분을 겨냥한 것이었다.

법조계에선 문 후보자 최종 낙점을 두고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찰 출신이 아닌 만큼, 총장은 검찰을 잘 아는 내부 인사를 낙점했다는 것이다. 특수통으로서 예민한 정치적 수사를 많이 했는데도 정치권이나 외부에 적이 별로 없을 만큼 원만한 태도와 성격을 갖춘 점 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선 향후 검찰 내 특수 라인을 다시 본격 가동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추가 수사를 지시한 만큼 수사를 잘 아는 인사를 지휘부로 발탁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문 후보자는 2007년 대검 중수1과장으로 ‘신정아 게이트’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수사에 참여했던 윤석열 현 서울중앙지검장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문 내정자를 잘 아는 검찰 인사는 “수사를 안정되게 잘한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평소 검찰개혁에 대한 소신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수통이긴 하지만 과거에도 검찰 본연의 기소 및 공소유지 임무를 맡은 ‘형사부 강화’ 필요성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청와대 등과 소통이 가능하리라는 관측이 많다.

문 후보자는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과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같이 근무했고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어 인사청문회 통과도 어렵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후보자는 이날 총장 지명 직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국민이 원하는 것, 형사사법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우리나라 시대 상황이 바라는 것을 성찰하고 또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서영지 강희철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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