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법무부 차관에 이금로(51·연수원 20기) 인천지검장을, 대검 차장검사에 봉욱(51·19기) 서울동부지검장을 승진 임명한 것은 지휘부 공백 사태를 맞은 법무부와 검찰 조직의 동요를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유의 법무부·검찰 동시 지휘부 공백 속에 ‘돈봉투 사건’ 감찰이 진행되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고려해 무난한 인사에 방점을 둔 것이다.
검찰 특유의 기수 문화도 배려했다. 지난 19일 윤석열(23기)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이라는 파격 인사가 이뤄진 상황에서, 이번엔 각각 전임자보다 한 기수씩만을 낮춰 임명한 것이다. 파격과 안정을 동시에 구사하는 문 대통령의 최근 인사 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신임 차관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과 국회 파견, 대검 수사기획관과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 검찰 내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인천지검장으로 있던 지난해에는 ‘진경준 게이트’ 특임검사를 맡아 진 전 검사장을 구속기소했다. 법무부 장관에 개혁 성향의 ‘비검찰 출신’ 발탁이 예정된 만큼, 차관은 검사를 임명하되 신임 장관과 보조를 맞출 수 있는지를 고려한 인선으로 보인다. 이 차관이 인천지검장 재직 당시 수사 대상이던 포스코건설 계열사 관계자들과 ‘부적절한 골프 회동’을 가졌다는 최근 논란에 대해 청와대는 “공직기강이나 김영란법 위반 여부를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소명에 문제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봉 신임 대검 차장은 대검 공안기획관과 법무부 인권국장·법무실장 등을 거쳤다. 한화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태광그룹 관련 비자금 사건 등을 맡았고, 검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꼽힌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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