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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나는 역사다] 웃음 뒤에 눈물, 유머 뒤에 칼 숨긴 만화가

등록 2017-04-24 20:43수정 2017-04-24 21:54

영원한 현역 만화가 고우영(1938~2005)
2005년 4월25일, 세상을 떠나다

고우영의 이력을 보면 ‘스타 탄생’의 신화가 따로 없다. 중학생 때 데뷔하고 고등학생 때는 형이 그리던 연재만화를 이어 그렸다. 성인이 되어서는 <일간스포츠> 연재를 맡아 신문 극화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대표작 <삼국지>를 시작한 때가 마흔 살.

숨은 사연은 마음 아프다. 만주에서 태어났으나 평양을 거쳐 부산까지 내려왔다. 아버지도 형도 일찍 숨졌다. 형의 연재를 이은 것도 미술대학을 다니던 형이 요절했기 때문이었다. 고우영은 소년 가장이 되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만화를 그렸다.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그래서일까. 웃음 뒤에 눈물이, 유머 뒤에 칼이 있다. 만화의 결이 단순하지가 않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삼국지>의 한 대목. 이승에서 죽어라 싸우던 영웅호걸들이 저승에 가더니 “그게 다 부질없는 싸움”이었다며 껄껄 웃는 부분이다. 잘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살수 싸움의 승리>라는 역사위인전 만화도 잊을 수 없다. 영웅 을지문덕은 거의 등장하지 않고, ‘나라 위한 전쟁’이라는 명분에 희생되는 개인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마지막까지 녹슬지 않은 감각의 현역 만화가였다. 세상을 떠난 날이 2005년 4월25일. 고우영의 신작을 더는 볼 수 없어 안타까워한 사람이 많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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