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하라 쇼코가 1984년에 신흥종교인 옴진리교 교단을 설립. 교세가 커지며 수상한 일도 늘었다. 1989년에는 교단의 뒤를 캐던 인권변호사 사카모토 쓰쓰미의 일가족이 실종. 살해 후 암매장한 것이다. 1994년에 마쓰모토시에서 독가스가 살포되었다. 교단을 사기죄로 재판할 판사의 집 주변이었다. 일곱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부상. 그리고 악명 높은 도쿄지하철사린사건. 옴진리교의 간부들이 출근길의 도쿄지하철에 사린가스를 뿌렸다. 열두 명이 죽고 오천여 명이 부상. 1995년 3월20일의 일이었다.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저지른 짓을 보면 교단은 마치 악마의 소굴 같다. 그런데 내부 분위기는 그렇지도 않았나보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도쿄지하철사린사건에 대해 두 권의 책을 냈다. 두 번째 권 <약속된 장소에서>가 옴진리교 신자였던 사람들의 인터뷰 모음. 교주 아사하라는 살인도 망설이지 않는 사악한 인간이었지만, 신자들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는 점만 빼면 평범한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단지 그릇된 믿음 때문에 ‘잘못된 명령을 거부하는’ 비판정신이 마비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두렵다. 평범한 사람도 거대한 악의 일부가 될 수 있다니 말이다.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