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월5일 열린 집권 자민당 대회에서 주먹을 쥐어 보이며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총리와만 3년 반. 아베만 없었다면 절망이 덜했을까. 3월로 임기 마치는 길윤형 도쿄 특파원의 두 번째 이야기.
-‘귀인’이라 할 만한 취재원 있었는지.
“특별히 없어요. 다만 일본의 외교·안보 담당자들이 한국에 대해 ‘전략적 불신’ 갖고 있다는 얘기 정도는 하고 싶네요. 너희는 언젠가 중국에 붙어버릴 거 아니냐는 얘기 대놓고 하거든요. 그러면 일본이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 시작한 대한반도 정책이 실패로 끝나는 결과 되죠. 이를 막기 위한 게 12·28 합의였고.”
-12·28 합의가 최대 사건.
“그 합의가 한국 민중의 힘으로 부정되니까 이를 지키라고 아베가 그렇게 난리 피우는 거죠. 가장 큰 충격은 그때 할머니에게 사죄 편지 보내달라는 일본 의원 질문에 ‘털끝만큼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아베가 답변했던 일.”
-한-일 관계, 희망 없는 셈?
“일본은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한국과 웬만하면 잘 지내고 싶어 하죠. 우리 입장에선 역사 얘길 안 할 수 없고. 결국 한-일 관계는 추세적으로 어렵다고 봐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이 무라야마 담화와 평화헌법 정신 지킨다는 전제 아래 한 건데, 아베가 둘 다 훼손했죠. 반성 않고, 군대 갖고 무력행사할 수 있는 일본과 친하게 지내긴 힘들잖아요.”
-아베에게 한마디.
“역사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만 보이면 한-일 간 여러 안보 협력이 추진될 텐데 하는 아쉬움. 아베 담화는 식민지배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하고 있지 않으니까.”
-돌아오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족발과 냉면. 일본에 다른 건 다 있는데 그건 없어요. 한달 동안 일본 신문 안 보기, 꼭 실천하고 싶죠.(웃음)”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