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네스호의 괴물. 6세기 성 골롬바노의 목격담이 최초. 성인이 일부러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굳이 확인할 길도 없었다. 네스호는 넓고 깊고 물도 흐리기 때문.
호수 옆으로 자동차길이 나면서 목격담이 늘었다. 1933년 연말에는 괴물의 발자국을 발견했다는 사람이 등장. 무성영화 시절 활약하던 흘러간 배우 위더럴이었다. 그러나 아뿔싸, 누군가의 짓궂은 장난이었음이 밝혀졌고, 위더럴은 언론의 조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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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듬해 4월, 괴물의 놀라운 사진이 공개되었다. 마치 목 긴 공룡 같은 모습이었다. 어느 외과의사가 찍었다고 하여 ‘외과의사 사진’이라 불렸다. 반신반의하면서도 언론은 대서특필. 괴물의 인기는 치솟았다. 1940년대부터는 ‘네시’라는 별명도 얻었다.
나도 어릴 때 이 유명한 사진을 보고 네시의 존재를 믿었다. 그런데 이 역시 조작이었다나. 장난감 잠수함에 장난감 공룡의 목을 붙여 촬영했다는 것. 자기를 비웃은 언론에 복수하기 위해 꾸민 음모였단다. 그의 양자가 이 사실을 털어놓은 날이 1994년 3월13일. 그런데 사진이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진 다음에도, 무언가를 봤다는 증언은 계속된다. 네스호에 정말 괴물이 살까?
글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