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마치고 돌아서는 재판관들. 사진공동취재단
조심스러웠다. 탄핵 심판 주문 전 결정에 영향 끼칠 만한 단정적 보도는 법조기자단 내부 징계 받을 사안.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아쉬운 대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춘재 법조팀장이다.
-선고 전 7:1, 6:2 소문 돌았죠.
“전혀 사실 아니었다고. 헌법재판소 내부에선 재판관들 사이 이견 없었다고 알려져요. 세월호 등은 달랐지만, 최순실 건 관련해선 재판관 모두 ‘심각하다’ 판단했다고.”
-찌라시(사설 정보지)에선 두 명이 선고기일 확정 반대했다고.
“역시 사실 아니라고 알려져요. 헌법재판관 출신 변호사들 만나봐도 ‘수사기록 본 법률가라면 기각 의견 쓰기 힘들다’가 대세. 결정문 보면 ‘탄핵소추 이후에도 도무지 헌법수호 의지 드러나지 않았다’고 했잖아요. 괘씸죄까지.”
-대통령 변호인단 수준도 한몫?
“김평우 변호사 막말 변론이 역효과 준 거 확실하다고.”
-결정문 누가 썼나요. 구성이 단단.
“주심 강일원 재판관이 연구관 도움받아 거의 다 썼다고. 전에 없이 톤 강했죠. 반박 여지 없게 ‘파면으로 얻는 헌법수호 이익 압도적으로 크다’고. 결정문 순서상으로는 최순실 국정농단이 먼저. 이정미 소장 대행이 선고 때 순서 바꾼 셈. 극적 효과 강조하려 했던 듯.”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주재로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때와 같은 재판부. 너무 다른데.
“3년 전엔 내란음모 혐의 인정하며 8:1로 해산 결정. ‘민주주의 억압’ 비판 들었죠. 그때는 법리적 판단보다 정치적 고려 앞서지 않았는지. 이번엔 법리적 판단에 충실. 민심 무시 못 했지만. 법리적 판단과 정치적 상황 변화 잘 조화시켜야 함을 이번 재판부가 잘 보여준 셈.”
-재판관하고 통화는 했는지.
“잘 안 되네요. 전화했더니 쉬고 있다는 얘기만. 재판관들 오늘(10일) 아침과 점심 구내식당에서 같이 먹었는데 앞이 소란스러워 회식은 안 한다고. 진짜 안했을런지. ㅎㅎ”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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