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0일 꽝남성 디엔반현 디엔즈엉사 하미마을에서 열린 하미 학살 49주기 위령제에서 생존자 등과 이야기를 나누는 구수정 한베평화재단 이사. 꽝남 디엔즈엉/고경태 기자 k21@hani.co.kr
한베평화재단(이사장 강우일)이 지난 2월15일 정부로부터 재단법인 설립 허가증을 받았다. 재단 설립 목적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사죄운동. 구수정 한베평화재단 이사는 1999년 <한겨레21>을 통해 이 문제를 처음 알린 인물이다. 19년째인 지금도 이 운동의 중심에 있다. 불가사의한 열정. 3회 걸쳐 싣는다.
-매년 위령제 여러 곳 챙긴다고.
“첫 위령제 참석은 2006년 빈딘성 빈안 학살 40주기. 수천명 참여 규모에도 놀랐지만 40년 되도록 원한과 증오 품고 있다는 데 충격. ‘수많은 이의 심장과 피 속 깊이 새기리라. 하늘과 땅의 원혼들. 이 원한 잊지 않으리라!’ 공허한 메아리처럼 그 소리가 한국에 닿지 않는 것도 가슴 아팠어요.”
-한국서 참배단 꾸린 건 2013년부터.
“꽝남성 하미 학살 45주기. 모든 위령제 참배단 꾸릴 여력 안 돼 혼자라도 참석 노력. 한국 정부 인정·사과·배상 멀었으니 최소한의 도리.”
-위령제 참가하며 어떤 느낌?
“피해자들에게 원망과 질책 다 받겠다는 각오로 갔는데 따뜻하게 반겨줄 땐 송구스러워 고개 들 수 없어요. 처음엔 한국에서 보낸 조화가 제단에 못 올랐는데, 지난해부터 허용. 응어리 조금씩 풀려요.”
지난 2월24일 열린 빈딘성 떠이선현 떠이빈사에서 열린 빈안학살 ‘따이한 제사’(한국군 희생자들 제사). 한베평화재단 구수정 이사는 한국인으로는 이 제사와 함께 다음날 열린 51주기 위령제에도 한국인으로는 혼자 참석했다. 구수정 제공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보도할 만큼 보도?
“19년간 나름 떠들고 다녔다 생각했는데 여전히 몰랐다는 반응 많아 당혹. 교과서에 안 실려 학생들 잘 모르죠. 이런 질문은 ‘제가 페북에 올렸는데 못 읽으셨어요?’와 같아요. (웃음) 독일 홀로코스트는 지금도 다양한 장르에서 얘기되고 있고, 3·1 운동 100년 돼 가도 ‘위안부’ 문제 나오잖아요.” <내일 계속>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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