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엠비시 보도본부장(맨 왼쪽)은 현재 가장 유력한 엠비시 사장 후보다. 최근 ‘보도 참사’의 주역으로 노조 등에선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정치부장 시절 2013년 5월15일 청와대 언론사 간부 초청 만찬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오늘(23일)은 떨리는 최종면접일. 나는 사장이 될지도 모른다. 엠비시(MBC·문화방송)를 관리·감독하는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출석할 권재홍(부사장), 김장겸(보도본부장), 문철호(부산엠비시 사장)의 꿈. 그러나 기쁨도 잠시. 나는 곧 잘릴지도 모른다. 최원형 기자다.
-사장후보 명단 보면 무슨 생각이….
“언론부역자 명단과 다름없다는 엠비시 구성원들 말 떠올라요.”
-이렇게 막 사장 뽑으면 안 된다고.
“공영방송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외면한 ‘보도 참사’ 냈는데 또 구체제 이어가면….”
-그 뿌리는 현 방송법.
“청와대·여당 쪽 추천 이사들이 두배. 케이비에스 7:4, 엠비시 6:3. 머릿수 앞세워 일방통행.”
-새 방송법 개정안(언론장악방지법)은 누가 언제 발의?
“지난해 7월 야 3당 및 무소속 의원 162명. 옛 새누리당 반대와 시간 끌기로 국회 계류 중.”
-바른정당도 반대한다고.
“엠비시가 그쪽 의원 상대로 로비 엄청 세게 한대요. 정권교체 앞두고 방송 중립성 보장이 자기네한테 불리하다고 보는 듯.”
-그거 통과하면 엠비시 희망 있나요?
“지배구조를 여야 7:6 정도로 바꾸고 사장 선임 때 특별다수제(3분의 2 이상) 도입하는 내용. 어떤 정치세력이 정권 잡든 일방통행 불가. 지금보다 나아지겠죠.”
-그러면 이번 새 사장은?
“시한부. 개정안 통과하면 공영방송 이사회 새로 꾸리고 사장도 새로 뽑으니까.”
-하지만 정권교체 된다 해도….
“방송법 안 바뀔 수 있죠. 그래도 엠비시 구체제 청산하자는 움직임 나올 듯. 극우세력들은 공영방송 바로잡기를 ‘언론장악’이라 왜곡하겠지만. 그사이 사회적 비용 어머어마할 테고. 그걸 막자는 게 법 개정 취지인데.”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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