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0일 낮 미국 워싱턴 의사당 앞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드러나면서 한국인들은 ‘이게 나라인가’라고 탄식했다. 지금 미국인들은 갓 취임한 대통령 앞에서 그 탄식 뱉는다. 이상한 나라, 아니 무서운 나라의 트럼프. 요즘 일거리 늘어난 워싱턴의 이용인 특파원이다.
-워싱턴 덜레스 공항 분위기는?
“덜레스는 시위 규모 작은 편.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게 대단. 시위대의 레이저 같은 눈빛 기억에 남아요. 이름·나이·직업 물으면 잘 답하지 않더라고요. 트럼프 시대 달라진 풍경.”
-미국 가기 두려워질 듯.
“후과가 천천히 부메랑 돼 돌아오겠죠. 입국 금지 7개국 국민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미국 오는 게 부담스럽지 않겠어요? 이민심사대에서 까다롭게 구는 직원 만나도 그 나라에 오만 정 다 떨어지는데.”
-아직도 남은 폭탄이….
“철강·전자제품 등에 대한 관세 폭탄. 중국과 갈등 격화되면 우리 외교도 힘들어질 듯. 또한 불법 이민 단속 과정에서 발생할 충돌, ‘다카’(DACA·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폐지 여부 따른 청소년들 추방 여부 등 지뢰밭투성이.”
-한국 유학생·교민도 불안.
“비자 제도 어떻게 바뀔지 봐야겠죠. 20만명 되는 불법체류 한인들 조심해야 할 듯. 경범죄로만 추방될 수도.”
-의회는 견제할 힘 없죠?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잡고 있어요. 의회가 행정명령 무력화하는 입법 해도 트럼프가 거부하면 3분의 2 찬성으로 재의결해야 해요.”
-핵심은 트럼프 지지율?
“지지율 급락해 2년 뒤 중간선거 치러야 하는 의원들이 탈락 위기감 느끼면 반트럼프로 돌아서겠죠. 시민단체에 해법 물어보면 의회 통한 압박 제일 많이 거론. 하지만 트럼프도 콘크리트 지지층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을걸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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