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11일, 에든버러의 고급호텔에서 조앤 롤링이 <해리 포터> 시리즈를 탈고. 감회가 남달랐으리라. 작업실이 없어 카페에 앉아 글을 쓰던 싱글맘. 처음에는 이렇게 성공할 줄 몰랐다. 초고는 출판사 열두 곳에서 퇴짜. 작품이 길어 독자가 외면할 것 같다는 이유로. 출판이 결정되고도 ‘조앤’이란 여자 이름을 감추려고 이니셜로 제이 케이 롤링이라 적었다. 작가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면 남자아이들이 읽지 않을 것 같다며. 1권 <해리 포터와 현자의 돌>을 미국에 낼 때는 제목도 바꿨다. 연금술의 유서 깊은 아이템 ‘현자의 돌’이 족보에도 없는 ‘마법사의 돌’로. 미국 독자가 연금술을 모를 것 같아서.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아무려나 결과는 좋았다. 오늘날 가장 성공한 작가. 여전히 왕성한 창작. 그런데도 어렵던 시절을 잊지 않았다. 영향력도 돈도 좋은 목적에 쓰고자 노력. 질병 퇴치와 한부모 가정 지원에 아낌없이 기부. 영국 노동당이 빚 갚는 일도 도와줬다고.
최근에는 가정폭력으로 욕먹는 배우 조니 뎁을 편들다 인터넷에서 구설수. 브렉시트 사태와 영국의 우경화 때문에 충격받기도. 모든 꿈을 이룬 롤링이지만, 요즘은 조금 힘들어 보인다. 시대가 시대라 그럴 것이다.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