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싫어한 나라님. 비판을 싫어했고 측근을 중용했다.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고 독선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다, 마침내 파탄을 맞았다. 나라는 이념 대립의 소용돌이로. 누구 이야기일까? 영국 임금 찰스 1세의 행적이다. 의회를 해산하고 내키는 대로 임금 노릇을 하다가, 각지에서 봉기가 일어나자 전쟁 자금을 거둬야겠다며 다시 의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벼르고 벼르던 의회가 순순히 협조할 리 있나. 왕과 의회의 갈등. 찰스 1세는 반대파 다섯 명을 체포하겠다며 군인 400명을 이끌고 의회에 난입. 다섯 의원은 이미 의사당을 빠져나간 다음. 그들을 못 보았느냐, 그들이 어디 있는지 내게 말하라, 나라님은 헛되이 물었지만 돌아온 것은 싸늘한 대답. “볼 눈도 아뢸 혀도 없습니다.” 체면만 구기고 돌아선 찰스. 1642년 1월4일의 사건.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의회에 맞섰다 망신만 당한 임금. 끝내 정신을 못 차리고 내전을 일으켰다 처형. 유명한 잉글랜드 내전이다. 왕당파의 패배로 알려졌지만 속사정은 복잡. 내전 과정에서 임금뿐 아니라 의회도 민심을 잃었기 때문.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왕이나 의회나 마찬가지’라고 정치를 혐오하는 사이, 독재자 크롬웰이 권력을 잡았다나.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