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3차 담화 발표를 마친 뒤 돌아서고 있다. 2016.11.29.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이 잔꾀를 부린다. 자기 입장은 없다. 국회에 떠넘겼다. ‘내 잘못’이라는 말도 기어코 안 했다. 29일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가 끝난 직후 페이스북을 돌아다니며 <한겨레> 기자들의 한마디를 긁어모았다. 일부 격한 표현은 순화했다.
“대통령 담화 요약하면, 나는 아무 잘못 없으니 퇴진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데 그래도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다면 임기 단축할 수 있다. 합의 못 하면 계속하는 거고. 탄핵은 피해 주기 바람…. 이거네요.”(박찬수 논설위원)
“그냥 제 발로 내려오면 될 일을 국회에 넘긴다는 것 자체부터 정치적 계산을 한 거다. 개헌하려고 다툴 테니 자기는 임기를 채울 수 있다는 것. 양심도 없나. 당신 하나 몰아내려고 고칠 정도로 헌법이 하찮지 않다.”(김지훈 기자)
“춘추관장 왈왈왈 -길지 않게 메시지만 전달하고 들어가신다 -질의응답할 시간이 없을 거다 -지난번과 같은 형식이다. -2차보다 짧다 -다시 말하지만 질의응답 상황과 분위기 아니다. -기자들 안 올라오는 건 자유다 -하야는 아닐 것 같다 -그러나 대통령이 전면에 서는 마지막 일일 텐데 예의라고 생각하고 올라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김보협 에디터)
“횃불은 어디서 파나.”(김정효 기자)
“박근혜 퇴진 이후 처벌수위를 논하는 새로운 ‘예송논쟁’ 탄생 예감.”(이정국 기자)
“즉시 퇴진/검찰수사 수용 이렇게 말했으면 인정할 수 있다. 내년 3월 또는 내년 4월까지 물러나겠다. 이렇게 말했으면 그 또한 태도 변화다. 지금 탄핵절차에 돌입했는데 법절차에 따라 퇴진하겠다는 것은 탄핵하면 퇴진하겠다는 뜻에 다름아니다. 동어반복. 그렇게 욕먹고도 상황 이해 못 하네.”(길윤형 도쿄 특파원)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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