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3월16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입주 기업인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케이(K)스포츠재단이 지난 5월 롯데그룹으로부터 70억원을 받은 뒤 검찰의 롯데에 대한 전면적인 압수수색이 있기 바로 전날 부랴부랴 돈을 되돌려준 것으로 8일 드러났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롯데 수사팀으로부터 입수한 수사 기밀을 최순실(구속)씨가 사실상 운영하는 케이스포츠재단 쪽에 흘려 재단 쪽이 돈을 되돌려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순실 의혹’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이날 케이스포츠재단 등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재단 쪽이 롯데로부터 받은 70억원을 지난 6월9일부터 13일까지 5일 동안 계열사별로 나눠서 되돌려준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롯데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던 수사팀은 6월10일 롯데 본사 등에 대한 전면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롯데 관련 수사 정보를 최씨 쪽에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통상 주요 수사의 경우 대검과 법무부를 거쳐 민정수석실에 보고된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수사 기밀을 유출했다면 관련자는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검찰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까지 알려진 지난해 7월24~25일 이외에 올해 2월18일에도 몇몇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비공개 독대’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전날인 2월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업 대표 200여명이 참석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최순실씨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주도한 케이컬처 사업을 직접 홍보한 바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재벌들한테 미르재단 등에 대한 지원을 직접 요청했는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삼성 등 7개 재벌 총수들을 상대로 재단 출연 배경 등을 전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에 대한 조사 시점은 다음주쯤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를 오는 19일쯤 기소한 뒤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밤 중국에서 귀국한 최씨의 최측근 차은택(47)씨를 체포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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