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공항 전경. 독일 인터폴이 국제형사사법공조에 따라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있는 최순실씨를 찾아 공항까지 인도해 오면 한국 경찰이 현지까지 가서 압송해올 수가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처음 발음했다. 박근혜 대통령 입에서 흘러나온 최.순.실 세 글자.(25일 대국민 사과) ‘역린’이란 말에 깃든 어떤 신비감과 긴장감은 순식간에 해체됐다. 옆집 유치원생조차 ‘최순실’을 입에 올린다. 왕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은 잘못 심어진 한 가닥 ‘털’로 전락했다. 해마다 500명쯤 발생하는 해외도피사범의 하나가 될지 모를 비늘, 아니 털. 법조팀 최현준 기자다.
-최순실씨 어떻게 데려오죠?
“전화로 ‘들어와라’ ‘들어갈게’ 하면 서로 편할 텐데. 독일과 맺은 국제형사사법공조법과 범죄인인도법 따라….”
-강제입국 절차 밟아야겠죠.
“먼저 외교부의 여권 무효화. 그럼 불법체류 돼버리죠.”
-독일 정부에 범죄인 인도 요청.
“검찰이 법무부-외교부 거쳐 독일 정부에 말해야죠. 가령 최하 1년 이상 형량 해당하는 뇌물죄 혐의 있다든가. 횡령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죄 등 혐의도 있죠. 동시에 인터폴에 협조요청. 적색 수배령.”
-인터폴이 최순실씨 찾아 현지 공항 데려오면….
“한국 법무부-검찰 관계자가 가서 압송. 자수 의사 있으면 비행기 태워 보내기도.”
-특별수사본부에서 언제쯤 진행?
“최순실씨로선 빨리 와서 이로울 게 없죠. 대통령도 막을 테고. ‘기약 없다’에 한 표.”
-신경쇠약이라 비행기 못 탄다고 했죠.
“유병언씨 딸 유섬나도 파리서 2년째 버티는 중. 현지 범죄인 인도 재판에서 진 뒤 유럽인권재판소에서 따지겠다고. 최순실도 버티면 도리 없어요.”
-1967년 박정희 정부 땐 독일 살던 작곡가 윤이상 등 34명을 납치해 왔죠.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동백림 사건.
“납치 못하게 민주화된 덕을 엉뚱한 사람이 누리고 있어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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