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 가족이 머문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그라벤비젠베크가의 한 주택. 프랑크푸르트/송호진 기자
이것은 해외 로케 드라마다. 기자들은 비행기를 탄다. <한겨레>가 처음이었다. 이젠 <제이티비시>(JTBC), <경향>, <중앙>, <조선>을 비롯한 여러 신문과 방송 기자들도 프랑크푸르트에서 최순실을 찾는다. 역린은 숨었다. 베를린에서 연수하다 현지로 날아간 송호진 기자다.
-10월12일부터 시작했어요.
“길어질 줄 몰랐죠. 흔적 쫓다 보면 얼굴 마주치리라 봤거든요. 기회가 손에 잡힐 듯하다 멀어지기 반복하니, 초반보다 승부욕 더 강해져요.”
-인내심이 필요한 취재.
“딸 정유라가 승마훈련장 다시 올까 승마장 주차장에서 계속 기다리다 쫓겨났었죠. 북쪽에 있단 얘기 듣고, 그 지역 호텔 리스트 뽑아 다 뒤진 적도 있고.”
-허탕도 많이 쳤을 텐데.
“숲을 낀 어떤 마을 주택가에 말과 승마훈련 공간 있어 이곳을 10차례 찾았어요. 나중에 정유라 말이 아닌 걸 알고 허탈했죠. 독일 들판에서 거니는 말만 봐도 ‘혹시 정유라 말은 아닐까’ 하는….”
-왜 하필 프랑크푸르트였을까요.
“독일 북쪽보다 기후조건이 낫기 때문 아닐지. 직항 덕분에 한국 오가기도 좋아요. 현지 법인 세울 때 돕는 몇몇 한인 변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죠.”
-정유라의 대학노트가 집에 남겨져 있었어요.
“이대 특혜 의혹 불거진 상황에서 취재진이 올지도 모른다는 거 알면서도… 참 대범하거나, 국내 상황 조롱하거나, 무감각하거나.”
-현지에서 뭘 더 찾아야 하죠?
“피신한 곳. 유럽 다른 나라로 떴을지 모르지만. 부동산 더 매입한 게 있는지도. 법인 설립과 회계 일 도운 변호사와 회계사 상대로 자금 흐름 파악해야 하는데, 다들 입을 닫고 있네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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