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출근길 지하철 승객이 전동차와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20일 오전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출입문이 열려 있다. 스크린도어는 정상 작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약 0.51㎡. 세상에서 가장 작고 슬림한 감옥. 한 번 갇히면, 아니 끼이면 치명적이다. 감옥은 수시로 열리고 닫힌다. 19일 아침, 그곳에서 사람이 죽었다.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5016호 전동차 4-1 출입문과 안전문 사이. 임인택 수도권팀 팀장이다.
-투신자살 늘어 안전문 만들었는데, 여전히 안전한 문인가요?
“안전뿐 아니라 지하 공간 냉난방과 방제에도 효과. 없애자는 의견 적어요. 때로 사람 목숨 삼켜 문제.”
-인터폰 신고로 출입문 27초간 열렸는데, 왜 끼인 사람 발견 못 했는지.
“경찰 조사로 밝힐 대목. 인터폰 신고시 기관사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매뉴얼이 있는데 어떻게는 없어요.”
-그 승객은 어쩌다….
“마지막으로 내리려다 그랬다는 추정만 가능한 상태.”
-그 열차, 기관사 혼자 몰았잖아요.
“지난해 5~8호선이 실어나른 인원 9억7000만명. 하루 평균 265만명. 기관사가 900여명이니, 1인당 하루 2950명 책임지는 셈.”
-1인 승무제가 근본적 문제 아닌지.
“최근 개통한 인천 2호선은 종합관제실 원격제어로 무인 운행해요. 이게 세계 추세. 5~8호선은 그게 불가능한 시스템. 출퇴근 때라도 2인 승무를 하면 좋은데 한해 추가비용 260억. 속도·비용절감 같은 것만 중시하는 시대에 정부와 시민 모두 가능할까요?”
-무리한 승하차도 조심해야죠.
“도시철도공사에서 아무리 홍보해도 여전히 가장 많이 안 지켜요. 미국 고속도로에서 들은 말인데 ‘남들의 속도만 따라라.’”
-구의역 사고 뒤 박원순 시장이 지하철 안전 강조해왔는데.
“지하철 안전 문제가 박 시장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