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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월성원전 1호기 경주지진 때 충격 유독 컸다

등록 2016-09-27 05:00수정 2016-09-27 08:03

원자로 기초 바닥서 측정한 값 2~4호기의 1.6배
이질암반 때문…우원식 의원“가동 폐쇄해야”
지난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이 작성한 ‘월성1호기 스트레스 관련 민간검증단 질의에 대한 종합답변서’의 월성1호기 지반 암석 구조도.
지난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이 작성한 ‘월성1호기 스트레스 관련 민간검증단 질의에 대한 종합답변서’의 월성1호기 지반 암석 구조도.
이질암반으로 이미 기울어진 월성원전 1호기가 경주 지진 때 다른 원전에 비해 충격을 훨씬 더 크게 받아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12일 저녁 8시32분께 경주 인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월성원전 1호기 원자로 건물 기초 바닥에서 측정한 최대중력가속도(g)는 0.0958g로, 월성 2~4호기에 설치된 대표지진계의 측정값 0.0583g의 1.6배에 이르렀다. 진앙과 월성원전 부지까지는 27㎞ 정도 떨어져 있다.

또 같은 날 7시44분께 발생했던 규모 5.1 지진 때도 월성1호기에서는 최대중력가속도가 0.0424g가 측정된 데 비해 2~4호기 지진계에서는 0.0339g가 측정돼 1.25배 차이가 났다. 월성원전 원자로 기초 바닥에서 측정된 최대중력가속도 값이 호기별로 차이가 난다는 점이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이런 차이는 월성1호기와 2~4호기의 부지 특성이 다른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성욱 지아이 지반정보연구소장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진원에서 나온 지진파는 단단한 지반에서 연약한 지반으로 들어갈 때 경계면에서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암반의 특성이 일정하면 지진계에서 측정되는 값이 어느 방향에서든지 동등해 충격에 안전하지만 월성1호기 기초 지반처럼 등방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지진이 발생했을 때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월성1호기 부지는 여러 가지 암종으로 구성돼 있어 2002년 부등침하로 바다 방향인 동쪽에 비해 서쪽이 더 많이 가라앉은 것이 드러났다. 2014년 한수원이 작성한 ‘월성1호기 스트레스 관련 민간검증단 질의에 대한 종합답변서’를 보면, 월성1호기 부지는 응회암, 석영안산암, 화산암괴, 규질점토암 등 7가지 암석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원자력안전위가 월성1호기 계속운전 여부를 결정을 할 때도 부등침하 논란이 있었지만 원안위는 “부등침하가 일어나는 암종의 경계면이 단층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고, 단층이라고 가정해도 0.3g 지진이 왔을 때 안정하다”며 수명연장을 허가했다.

우원식 의원은 “경주 지진으로 이질암반에 건설된 월성1호기의 위험성이 확인됐다. 이미 설계수명을 다한 월성1호기는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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