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박근혜(오른쪽) 대한구국선교단 명예총재가 최태민 목사와 함께 구국단체결연 단합대회에 참석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건드리는 자, 위험에 빠지리라. 왕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역린. 이미 위험 감지하고 꼬리 내린 이들도 있다. 그 비늘은 어쩌면 양파 같을지도 모른다. 4일째 보도를 이끌며 비늘을 끝없이 벗기는 김의겸 선임기자다.
-보도 준비할 때와 시작 뒤, 뭐가 다르죠?
“최순실 과소평가했어요. 대통령과 단순히 가까운 수준? 음… 그걸 뛰어넘어요. 어마어마한 역할 했고, 지금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글쎄요. (웃음) 더 많은 팩트가 드러나려면 시간이 걸리겠죠. 최소한 내년 봄쯤, 대선 정국 돌입하면 최순실의 진짜 역할과 비중에 관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을지.”
-팩트 찾기 쉽지 않았죠?
“확인할 수 없는 게 많지요. 최순실씨의 케이(K)스포츠재단 개입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안종범 수석 내사에 관해 보도했지만, 워낙 접근하기 힘드니까 비어 있는 부분이 있어요. 청와대가 반격하리라는 예상도 했는데.”
-3일 내내 ‘언급할 가치 없다’는 말만. 대통령은 남의 다리 긁는 듯한 발언 했고.
“회피 전략. 사냥꾼과 매 떴는데 꿩이 땅에 머리만 박고 있다는 건 위기를 못 느낀다는 거죠. 청와대가 딱 그 꼴. 뺨 때렸는데, 안 맞은 척하잖아.”
-최순실 아버지는 최태민. 박정희 대통령에게 이른바 친국(왕이 직접 죄인 심문)까지 당한. 70년대에 새마음봉사단, 80년대에는 육영재단에 개입했고요.
“1986년 육영재단 잡지사 기자들의 파업에 최태민과 함께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외부세력’으로 등장하죠.”
-최태민과 최순실 차이는 뭘까요.
“최태민이 큰영애 박근혜 영혼을 사로잡았다면, 최순실은 박근혜 대통령 감정을 사로잡았다고나 할까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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