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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재난 대피시설 학교…지진에 더 위험해

등록 2016-09-13 12:09수정 2016-09-13 14:53

내진성능 학교 50% 이상 지역
세종·오산·화성 등 5곳에 불과
경북 20% 미만 19곳 ‘가장취약’
유사시 대피시설인 학교가 지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진의 진원지인 경주의 경우, 내진 설계가 된 학교는 10곳 가운데 2곳도 채 안 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아 13일 공개한 ‘229개 지자체 학교시설 내진성능 확보 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지역 내 내진 설계를 한 학교 비율이 50%가 넘는 지방자치단체는 세종시와 경기 오산시, 부산 기장군, 울산 북구, 경기 화성시 등 5곳에 불과했다. 전국 대부분의 학교가 대피시설이 아닌 위험시설인 셈이다.

내진성능을 갖춘 학교 비율이 40~50%인 지역은 부산 북구, 대구 북구, 충남 계룡시, 경기 시흥·안산·양주·용인·하남시 등 총 8곳이었다. 30~40%인 지자체는 성남을 비롯해 경기도 8곳, 마포를 비롯한 서울 6곳 등 35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 비율이 20~30%인 곳은 관악구 등 서울 지역 20곳, 포천시를 비롯해 경기 지역 9곳 등 85개곳이었다. 20% 미만인 지역은 경주를 비롯해 경북이 19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13곳, 전남·전북 12곳, 강원 8곳, 충남·경기 7곳 등 총 96곳에 달했다.

병원과 소방서도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재근 더민주당 의원이 국민안전처에서 제출받은 ‘5대 병원 내진 설계 현황’을 보면, 서울 아산병원을 뺀 가톨릭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4곳은 내진 설계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서울성모병원은 본관을 제외한 5개의 건물 모두가 내진 설게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서울대병원은 의생명연구원 건물 등 5개 건물의 내진 설계가 돼 있지 않았다. 연세세브란스병원의 경우 내진 설계 대상 11개 건물 가운데 4개 건물만 내진 설계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도 장례식장과 주차장이 내진 설계가 돼 있지 않았다.

같은 당 박남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서도 전국 소방관서 208개 가운데 지진에 대비해 내진성능 설계로 세워진 건축물은 전체의 46%인 96개에 불과했다.

김병욱 의원은 “이번 경주 지진에서 보듯 우리나라가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밝혀졌다”며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만큼 내진 설계 확충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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